크리스티아누 호날두(26)에 8,000만 파운드(약 1,419억원)의 몸값을 안겨준 레알 마드리드의 ‘통 큰 결단’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21일 오전(한국시간) 발렌시아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0~11 코파 델레이(스페인 국왕컵) 결승전에서 연장 13분 터진 호날두의 결승골로 숙적 FC 바르셀로나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갈 만한 승리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앙숙 관계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엘 클라시코(El Clasico)’로 불리는 양팀의 맞대결은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한‘스페인 주류’카스티야 지방과 바르셀로나를 축으로 하는‘반골’카탈루냐 지방의 첨예한 지역 감정까지 개입돼‘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린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2008년 5월 이후 바르셀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심지어 총 한번 제대로 쏴보지 못한 채 완패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당한 0-5 참패가 대표적인 경우다. 리오넬 메시의 존재는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와의 전쟁에서 참화를 겪은 가장 큰 이유다. 메시는 유독‘엘 클라시코’에서 펄펄 날았다.
2009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호날두는 메시의 독주에 제동을 걸 ‘대항마’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호날두 영입은‘타도 바르셀로나’를 위한 레알 마드리드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호날두는 기대를 밑돌았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나선‘엘 클라시코’ 4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얻는데 그쳤다. 팀은 1무3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다.
그러나 호날두는 ‘4전 5기’에 성공하며 메시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설욕전을 펼쳤다.
득점 없이 팽팽히 맞선 코파 델레이 결승 연장 전반 13분, 바르셀로나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솟구친 호날두는 앙헬 디마리아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으로 마무리, 골 네트를 가른 후 포효했다. 반면 메시는 120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침묵했다.
호날두의 한방으로 레알 마드리드는 2007~08 시즌 이후 이어지던‘무관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트레블(코파 델레이, 정규리그, 유럽챔스리그 우승)’ 도전이 수포로 돌아갔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 이 트로피 다시는 못 본다…카 퍼레이드 도중 떨어뜨려
마드리드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시벨레스 광장은 레알 마드리드의 축승 행사가 열리는 장소다. 21일(이하 한국시간) 시벨레스 광장에서는 3년 만에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 개선 행사가 열렸다. 그러나 팬들은 우승 트로피를 구경할 수 없었다. 카 퍼레이드 도중 실수로 우승 트로피가 산산조각나는 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2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발렌시아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0~11 코파 델레이(스페인 국왕컵)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승포로 바르셀로나를 1-0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7~08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이후 레알 마드
리드가 처음으로 차지한 타이틀로 코파 델레이 정상 등극은 1993년 이후 18년 만의 일이다. 특히 '불구대천의 원수' 바르셀로나를 꺾었다는 점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기쁨은 몇 곱절 커진다.
그러나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시벨레스 광장에 거의 도착할 때쯤 트로피를 머리 위로 치켜 올리다가 실수로 땅에 떨어뜨렸고 그 위로 버스가 지나가며 트로피는 완파됐다. 결국 6만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축승 행사는 우승 트로피 없이 치러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로피 조각은 즉시 수거됐지만 이후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사고의 주범 라모스를 비롯한 선수들은 이에 아랑곳 없이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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