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경선 단일후보 접점 찾기가 첫 시험대성향·지역적 기반 달라 '일회성' 그칠 가능성도
여권 주류의 두 좌장인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특임장관이 11일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을 계기로 그간 거론됐던 양측의 갈등 관계가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양측은 그동안 주요 현안마다 의견을 달리하며 충돌하는 경우가 잦았다. 물론 두 사람이 직접 나서 부딪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친이상득 성향 인사와 친이재오 성향 인사의 갈등은 두 사람의 충돌로 읽혀졌다. 최근에는 4ㆍ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 후보 공천 문제를 놓고 한쪽은 강재섭 전 대표를 밀고, 한쪽은 정운찬 전 총리를 지원했다. 이 장관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개헌 이슈에 대해서도 친이상득 성향 인사들은 소극적이었다. 지난 1월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 사태를 두고 양측간 파워게임설까지 흘러나왔다.
특히 5월2일 치러지는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친이상득 성향인 이병석 의원과 친이재오 성향인 안경률 의원이 대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난 두 좌장은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친이계 후보를 조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일단 "서로 그간의 오해를 풀고 이명박정부 성공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원내대표 경선 문제에서는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사람의 회동 이후에도 안경률 의원과 이병석 의원이 모두 원내대표 도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상득 의원 측과 이재오 장관 측이 끝내 원내대표 경선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할 것이란 견해와 양측이 막판에 친이계 후보 단일화를 위해 조정에 나설 것이란 분석 등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그대로 표 대결을 하도록 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며 "두 사람이 만났다면 분명히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어떻게 전개되든 양측의 정치적 성향과 이해 차이로 인해 우호적 관계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역적으로 보면 친이상득 성향에는 영남 의원들이 많고, 친이재오 성향에는 수도권 의원들이 많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입장도 친이상득 성향 인사들이 친이재오 성향 인사들에 비해 한층 우호적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앞으로 중요한 정치적 고비를 맞으면 양측이 다른 길을 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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