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이 스페인 세비야 비엔날레에 억류된 한국 미술품에 대해 작품 반환에 앞장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신안군에 따르면 2008년 세비야 비엔날레(이하 BIACS)에 출품됐던 한국 현대미술 주요 작가 13명의 작품 40여점이 세비야에 억류된 채 2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억류 이유는 유럽 경제위기에 따른 BIACS 부도로 운송비 등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현지 운송사가 이 작품을 '인질'처럼 잡아 9월이면 스페인 관세법에 따라 소유권이 현지로 넘어갈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안군은 BIACS가 국제적 약속을 지키지 않아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 억류 사태를 맞는 만큼 작품 반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억류된 작품은 시가 40억원 이상으로 노상균의 설치 작품 7점을 비롯해 물이 든 수조 안에서 책이 헤엄치듯 움직이는 이기봉의 설치작품 6점, 디지털 북 프로젝트로 유명한 강애란의 설치세트 2점(40여권), 입체적 회화를 선보이는 이용덕의 작품 4점 등이 포함돼 있다.
군 관계자는 "13명의 작가와 협의해 출품작 반환에 따른 비용 3억여원을 부담하고 신안에 짓는 '김환기 조형미술관'에 기증 또는 영구 소장 등의 의사를 타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신안군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서양화가 수화 김환기(金煥基ㆍ1913~1974) 화백의 고향인 안좌면 읍동에 김환기 조형 미술관을 2013년까지 건립할 예정이며 이 곳에 전시할 작품 20여점과 '김환기 국제미술제전'을 통해 제작된 작품 등 400여점을 확보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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