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기록이 인정 안돼?" 19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115회 보스톤 마라톤대회에서 제프리 무타이(30ㆍ케냐)가 2시간3분2초라는 경이적인 레이스로 세계최고기록을 세웠음에도 국제육상연맹(IAAF)이 비공인으로 '낙인' 찍자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보스턴마라톤 조직위측과 보스턴육상연맹이 20일 정식 항의절차를 밟겠다고 선언하며 IAAF측과 일전을 불사하고 있는 것.
대회 조직위측 고위관계자는 AP통신과 보스턴글로버 등 지역언론에 "마라톤코스에 어떤 속임수도 없다"며 "우리는 IAAF가 출범하기 수십 년 전부터 대회를 치러왔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상대로 불인정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노를 나타냈다. 그는 특히 "마라톤 기원을 살펴봐도 직선코스가 오히려 정답인데 순환코스를 주문하는 IAAF의 룰은 마라톤 정신에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보스턴마라톤은 115년 동안 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같은 장소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8월 개정된 IAAF의 마라톤 룰은 '풀코스(42.195km)의 직선거리가 전체의 50%를 초과하면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세계 5대 메이저마라톤(런던, 보스턴, 베를린, 시카고, 뉴욕)중 보스턴대회만이 비공인 코스가 된다. 마라톤 코스 91%가 직선노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2시간5분52초로 1위로 골인한 로버트 키프로노 체루이요트의 기록이 IAAF 홈페이지에 등재 돼 있는 등 IAAF측도 자가당착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IAAF는 이 같은 의문에 대해 대한육상경기연맹에 이메일 답변을 보내 '보스턴 기록은 세계최고기록으론 인정할 수 없지만 세계육상선수권출전을 위한 기준기록과 자국내의 기록 가치는 유효하다'고 밝혀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한편 마라톤은 풍속과는 전혀 무관한데도 IAAF는 무타이가 초속 6~7m로 분 뒷바람과 '쉬운 코스'를 달린 것을 은근히 강조하며 폄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역대 보스턴 챔피언들이 거의 2시간7~9분대로 골인한 것을 비춰봐도 보스턴이 쉬운 코스라는 '윤색'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무타이는 "IAAF는 보스턴마라톤 전 구간을 지켜봐야 한다"며 "42.195km 내내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난 코스"라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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