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유명 대학병원 암센터가 암환자에게 허가 받지 않은 한방 의약품을 고가에 판매했다는 혐의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20일 밝혀졌다.
식약청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지난해 11월 23일 A병원 암센터를 압수수색했으며 이달까지 센터 내 의료진과 한방약사를 불러 미허가 의약품 판매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이 암센터가 옻나무 추출물을 캡슐 형태로 만들어 외부 식품업체를 통해 대량 생산한 뒤 환자들에게 한 알당 3만~9만원에 팔아 수백억원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암센터는 지난해 식약청에 같은 성분의 의약품에 대한 임상시험을 신청해 승인을 받고 시험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약품은 현재로는 약효와 안전성 승인 등의 품목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다. 또 의료기관이 외부시설을 통해 의약품을 직접 조제해 판매하려면 해당지역 지자체에 신고해야 하는데 이 병원은 미신고업체를 통해 의약품을 대량 제조한 것으로 식약청은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병원측은 한방에서는 옻나무에 대해 어혈이 뭉쳐 생기는 ‘적취(積聚)’를 해소해 주는 약효가 있다고 보고 있어 옻나무를 주성분으로 적취 해소와 같은 의미의 암환자 진료를 위해 원내 조제한 약을 처방해 왔을 뿐 무허가 의약품을 고가에 판매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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