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사 앞 식당에서 검사를 사칭하고 돈을 빌려 달아났던 사기꾼이 이 식당을 이용하던 여성 검사 시보에게 덜미가 잡혔다.
대전지검 공주지청(지청장 김병현)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 10일 "공주치청 검사인데 오늘 회식을 할테니 자리를 준비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잠시 후 검사의 운전기사라는 남자가 A씨를 찾아왔다. 이 남자는 "회식 자리를 확인하려고 왔다"면서 "회식 때 쓸 케이크를 사야 하는데 18만원을 잠시 빌려달라"고 부탁했고, A씨는 선뜻 돈을 내줬다. 하지만 그날 예정됐던 회식은 없었고, A씨는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도 못했다.
공주지청에서 실무수습 중이던 여성 검사 시보 최원경(28)씨는 며칠 후 이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A씨로부터 "검사들이 회식한다고 해놓고, 회식은 안하고 돈까지 빌려갔다"는 푸념을 들었다. 이상하게 여긴 최 시보는 식당의 통화내역 등을 추적, 전화를 건 남자와 돈을 빌려간 남자가 동일 인물로 사기 전과 6범인 이모(39)씨임을 밝혀냈다. 이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최 시보는 그가 충북 제천경찰서에 구속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씨는 그 사이 제천시의 한 병원 앞 식당에서 병원 직원을 사칭해 동일한 사기 행각을 벌였던 것.
최 시보의 활약으로 A씨는 떼인 돈을 찾을 수 있게 됐다. 공주지청 관계자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문의한 결과 A씨는 재산피해를 입었다는 점이 확인돼 18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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