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일 장애인의날을 맞아 준비한 보도자료와 행사가 오히려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서울대는 이날 오전 '텝스(TEPS)로 장애를 극복하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2010년 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시험에 응시한 특별관리대상자(장애인) 중 64명의 2년 내 성적은 평균 약 564점으로 응시자 전체 평균인 약 600점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장애로 불편을 겪으며 취득한 점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백혜련 정책기획실장은 "장애 유형에 따른 응시 편의에 중점을 두지 않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이분법적으로 나눠 점수를 비교하는 건 일류대의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기자가 텝스관리위원회에 문의하자 "항의가 들어왔다. 기사화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통신사와 몇몇 온라인매체가 인터넷에 기사를 내보낸 뒤였다.
오전에 열린 장애체험행사도 형식적인 보여주기에 그쳤다. 오연천 총장 및 보직교수 10여명은 100m 가량을 목발이나 휠체어 등에 의지해 이동했다. 서울대는 "대학 설립 후 처음으로 총장 등이 장애체험을 한다"고 홍보했지만 체험시간은 고작 15분이었다. 학생들은 계단으로만 된 건물에 휠체어용 입구 마련, 장애학생지원센터 수동문을 자동문으로 교체 등 장애학생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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