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1분기 깜짝 실적은 아이폰 덕이다. 애플 아이폰은 1분기에 1,865만 대가 판매돼 지금까지 모두 1억800만대가 팔리며 세계 휴대폰 역사에 아이폰 신화를 새롭게 썼다.
1,000만 대가 팔리면 대성공으로 꼽히는 휴대폰 시장에서 1억 대 판매는 엄청난 기록이다. 지금까지 휴대폰 역사에서 1억 대 판매를 기록한 제품은 모토로라의 레이저가 유일하다. 그것도 2004년부터 2009년까지 5년 동안 판매한 수치다.
반면 2007년 6월에 처음 나와 스마트폰 바람을 일으킨 아이폰은 3년 9개월 만에 1억 대를 넘어섰다. 레이저보다 더 빠른 속도다. 휴대폰 가운데 단일 브랜드로는 레이저에 이어 두 번째이며 스마트폰 중에서는 처음이다.
판매량 뿐 아니다. 아이폰은 매 분기 매출이 14% 이상 성장했고, 영업이익률은 27%를 넘어섰다. 경쟁이 치열한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아이폰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이유를 미국에서 판매망을 AT&T에 이어 버라이존까지 확대하고, 기업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시스코, 푸르덴셜, 제네럴모터스, 제록스 등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의 88%가 아이폰을 직원들의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태블릿PC인 아이패드는 469만 대 판매로 부진했다. 애플은 지난달 11일에 미국서 출시된 아이패드2 때문에 소비자들이 연초에 아이패드 구매를 미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최근에는 아이패드2의 공급 물량이 부족해 제때 판매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가 중인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대신해 20일 실적 발표를 한 팀 쿡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아이패드2의 제조업체를 늘려 2분기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겠다"며 "다음 주부터 13개국에 추가로 아이패드2를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도 들어간다.
문제는 2분기다. 애플은 일본 도호쿠 대지진의 여파로 부품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2분기 실적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 봤다. 쿡 COO는 "일본의 전력 부족과 여진이 문제"라며 2분기 매출이 영향을 받아 2억 달러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잡스의 부재도 걸림돌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 발표를 잡스가 진두지휘한 만큼 6월로 알려진 아이폰5 출시를 앞두고 그의 부재는 여러모로 애플에 타격이다. 쿡 COO는 "잡스는 여전히 정기적으로 경영진을 만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나 복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쿡 COO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해 "삼성전자가 선을 넘었다"며 "오랫동안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다가 법원에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은 귀중한 부품 공급자인 만큼 탄탄한 관계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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