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우가 약속을 지켜줘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연구에 매진해야겠습니다.”
강태원 동국대 물리학과 교수가 운영하는 동국대 양자기능반도체연구센터가 19일 큰 선물을 받았다. 강 교수와 친분이 있는 스리랑카 출신의 미 일리노이주립대 시바링암 시바난탄 교수가 4,500달러(약 500만원)를 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
시바난탄 교수는 2009년 11월 “좋은 연구를 위해 써달라”며 반도체연구센터 발전을 위해 별다른 조건 없이 12년간 105만 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기부로 1년5개월 만에 약속을 지킨 것이다. 강 교수는 “시바난탄이 운영하는 회사가 사정이 어려워 걱정했는데 이렇게 약속을 지켜주다니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강 교수와 시바난탄 교수의 인연은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 교수는 “프랑스 칸에서 열린 국제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처음 만났는데 시바난탄 교수와 연구하는 분야도 비슷하고 싹싹한 성격으로 아우처럼 잘 따라서 친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두 교수는 국제 학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과 한국의 각 가정을 방문해서 머물며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2006년부터는 강 교수의 소개로 동국대 제자 3명이 시바난탄 교수가 운영하는 태양전지 관련 미국 회사에 취업하기도 했다.
강 교수는 “개인적인 인연이 기부로까지 이어졌지만 시바난탄 교수가 평소 반도체연구센터가 진행하는 연구에도 관심이 많았다”며 “반도체연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국대는 시바난탄 교수의 기부금을 양자기능반도체센터기금으로 적립해 반도체연구센터가 수행할 과제와 국외우수연구소 분소사업 진행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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