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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船 피랍 모면/ 피말랐던 14시간…선원들 침착한 대응으로 극적 위기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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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船 피랍 모면/ 피말랐던 14시간…선원들 침착한 대응으로 극적 위기 탈출

입력
2011.04.19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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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소말리아 해적들이 한진텐진호 납치를 시도했을 때부터 이 선박 선원들의 안전이 확인된 13시간 50분 동안 선원 가족뿐 아니라 우리 정부와 선박 회사 관계자들은 긴장의 시간을 보냈다.

납치 시도는 주변의 시야가 확보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선원들의 경계가 느슨한 밤 11시 15분(한국 시간 오전 5시15분)에 일어났다. 우리 군의 정밀수색 결과 AK 소총용으로 추정되는 실탄 3발이 발견되고 선교에서 다수의 맨발 자국이 있었던 것으로 볼 때 해적들이 배에 승선해 총격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해적들의 공격을 감지한 한진텐진호 선원들은 즉시 위험신호를 발신한 뒤 선장의 지침에 따라 곧바로 배의 엔진을 끄고 내부에 마련된'시타델(citadel)'이라는 피난처로 신속히 이동했다. 이에 우리군은 오전 7시께 (이하 한국 시간) 연합함대 차원에서 80마일(128km) 거리에 있던 터키 군함에 지원을 요청했고, 오전 8시 36분께 터키 군함에서 띄운 헬기가 안전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군함의 기동과 동시에 피랍 해역에서 불과 300마일(482㎞) 떨어진 오만 살랄라항 남쪽 해역에 있던 청해부대 최영함도 오전 7시 10분께 현장 접근을 시작했고, 현장에 접근하던 오후 2시 30분께 먼저 링스헬기를 띄워 정찰을 시작했다.

오후 4시 40분께 현장에 접근한 최영함은 현장 정찰을 한 후 헬기 선회비행과 경고 통신, 상선검색망을 통한 통화 시도, 경고 사격 등을 통해 선박 외부에 해적이 없다고 판단하고 오후 6시33분께 2개의 공격팀(16명)을 승선시켰다. 승선 직후인 오후 6시 40분께 조타실을 장악한 우리 해군은 오후 7시 5분께 피신처에 있던 선원 20명의 안전을 최종 확인하고, 오후 7시30분께 선원들을 안전격실 밖으로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피랍 모면 상황에서는 우리 선원들이 그간 가상 피랍 상황을 대비해 매뉴얼에 따라 훈련을 쌓았던 경험들이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배의 크기와 인도양 주변에 주둔하고 있는 터키 군함 등 각국의 해군력도 피랍을 모면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함선의 높이가 10m에 달하기 때문에 해적이 승선해서 총격을 가하기 전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선원들이 물대포 등을 쏘아대며 시간을 벌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선원들은 시타델로 피신을 했고, 나머지 선원들은 함장 등의 지시에 따라 해적의 공격을 방어하다가 피신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납치 시도를 두고 우리 정부의'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에 대한 보복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월 청해부대가 해적 8명을 사살하고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을 모두 구출한 직후, 소말리아 해적이 한국 선원을 상대로 보복에 나서겠다는 보도도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해적들이 의도적으로 한국 선박을 노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하지만 해적은 기본적으로 돈을 노리고 선박을 공격하기 때문에 보복 차원에서 한국 선박을 노렸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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