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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美 반이란단체 외압에 딜레마 빠진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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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美 반이란단체 외압에 딜레마 빠진 현대차

입력
2011.04.1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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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反)이란 단체로부터 이란과의 거래 중단 압력을 받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18일 현대ㆍ기아차의 이란 시장 철수 검토 관련 소식(본보 4월18일자 1면)이 전해지자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는 중동 지역 관계자로부터 문의가 폭주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이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해당 관련 부서와 법인에는 평소와 다름 없이 차분히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란핵반대연합(UANI)측에게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며 "기업의 어려움을 이해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차가 일종의 타협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하지만 현대ㆍ기아차는 당장 뾰족한 대책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할 경우 자칫 연 40만대 수준으로 성장한 중동 지역 전체 여론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과의 거래 중단을 요구한 UANI가 미국 유태계 지식인, 외교관 인사로 구성되어 있어 중동의 반이스라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중동 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SUV), 중형차 등 마진이 많이 남는 차 수출이 많아 현대ㆍ기아차에게는 알토란 같은 곳이다. 더군다나 최근 아프리카에 적잖은 공을 들이고 있는 현대ㆍ기아차 입장에서는 이슬람계 아프리카 지역 국가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UANI의 요구를 묵살 할 수도 없는 노릇. 이 단체에는 전 유엔 대사 마크 왈라스,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이란의 핵개발에 반대하는 공화, 민주당계 거물 정치인이 활동 중이다. 이 때문에 현대ㆍ기아차는 최근 판매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가 급상승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뜻밖의 암초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의 비영리 압력 단체 UANI는 현대차그룹에게 이란과의 거래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바 있다. 현대차와 이란과의 거래가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줄 것이라는 등 불매운동 가능성을 암시하는 문구도 포함하고 있다.

한편, UANI는 현대차그룹 외에 LG, GS, 대림, 한진해운 등 국내 10여개 기업을 다음 압력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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