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 질의에서 "기름값이 주말이나 다음 주에는 내릴 것"이라고 했다. 주유소들이 가격 할인 전 정유사에서 사들인 재고가 사라지는 시점에 "100원 할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기름 값은 좀처럼 내려 가지 않고 있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씩 내렸다고 한 지 1주일이상 지났지만 소비자들은 허탈감만 느끼고 있다.
석유 제품 가격 정보 사이트'오피넷'을 보면 20일 현재 전국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는 ℓ당 평균 1,946.37원, 1,793.13원에 팔렸다. 가격 할인을 시작한 7일 가격이 1,955.80원과 1,788.45원 이었으니 가격 변동 폭이 10원도 안된다.
최 장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물론 장관이 '족집게 도사'가 될 필요는 없다. 문제는 그가 기름 값에 대한 전망을 언급한 부분이다. 장관의 한 마디는 국가 정책에 큰 영향을 주고 업계는 회사 운영의 방향을 잡는다. 그런데 이번처럼 기름값이 장관의 전망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 정부는 신뢰를 잃게 된다.
최 장관은 2월 자신이 회계사 자격증 소지자라며 "정유사의 원가 장부를 뒤져 보겠다"면서 석유제품 가격 결정 구조의 문제를 낱낱이 밝히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정유사들은 긴장했으나 결과는 보잘 것 없었다. 원가 구조도 제대로 밝히지 못했고, 정유사 '손목 비틀기'로 끝났다. 때문에 "장관이 기름 값 논란만 복잡하게 만들었다"거나 "정부가 말만 앞선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실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사, 주유소, 정부 모두 이득을 챙긴다는 조사가 있다. 정부는 유류관련 세금을 두둑하게 걷었다. 결국 국민들만 피해자가 된다는 것이다.
박상준 산업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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