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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받은 재미동포 사진기자 존 J. 김/ "억울한 소년의 주검에 렌즈 대는 게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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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받은 재미동포 사진기자 존 J. 김/ "억울한 소년의 주검에 렌즈 대는 게 힘들었다"

입력
2011.04.1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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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일간지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한인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컬럼비아대 퓰리처상위원회에 따르면 '시카고 선 타임스'의 존 김(36ㆍ한국명 김주호)씨는 같은 신문사 프랭크 메인, 마크 컨콜 기자와 함께 시카고 지역 총격 살인 사건을 집중 조명해 '2011 퓰리처상 지역보도 부문'을 공동 수상했다.

김씨는 2009년 7월 시카고의 한 주택가에서 발생한 17살 소년의 총격 살해사건 수사과정을 밀착 취재해 사진으로 담아냈다. 집 근처에서 놀던 이 소년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다른 두 명의 소년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범인은 아직 체포되지 않았고, 현지 경찰은 지역 갱단에 속한 이 소년이 경쟁 조직의 일원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씨는 선혈이 낭자한 피격 현장에서 슬픔에 젖은 가족의 표정, 현장을 꼼꼼하게 조사하는 시카고 경찰의 모습, 그리고 검시 현장에 이르기까지 사건발생에서부터 수사의 전 과정을 사진에 담았다. 김씨와 함께 상을 받은 두 취재기자는 이 사건을 포함해 끊이지 않고 있는 시카고 지역 총기사건을 1년여에 걸쳐 심층 취재했다. 김씨는 "3개월 이상 신문사 대신 경찰서로 출근했다.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지만 억울하게 숨진 소년의 시신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었다"며 "내 사진은 메인과 컨콜의 훌륭한 기사와 조화를 잘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휴가 중인 김씨는 퓰리처상이 발표되고 난 후에야 수상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집 근처에서 자동차를 수리하고 있어 휴대폰을 확인하지 못했다. 휴대폰에는 이미 회사를 포함해 17통의 축하 메시지가 들어와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멕시코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인 김희웅(66)씨와 이술섭(65)씨의 4남중 막내인 김씨는 7세 때 고향인 부산에서 시카고로 이민했다. 김씨는 일리노이대 공대에 입학했지만 이후 전공을 커뮤니케이션으로 바꾸었다. 그는 "일리노이대 교내신문 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다 사진기자들로부터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고 '나는 기사보다 사진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 후 지역신문 인턴을 거쳐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트리뷴'에서 사진기자로 5년간 일하다, 2004년부터 선 타임스에서는 근무하고 있다.

수상 소식을 듣고 회사로 달려나가 동료와 함께 축하연을 가졌다는 김씨는 "신문산업이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언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회사가 자랑스럽다"고 자신이 속한 선타임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시카고 선타임스의 이번 퓰리처상 수상은 1989년 이후 22년만이다.

지금까지 퓰리처상을 수상한 한국인으로는 AP통신 워싱턴지국에서 근무한 강형원(1999년 수상), AP통신 서울특파원을 지낸 최상훈(2000년), 뉴욕타임스 이장욱(2002년)씨 등이 있다.

남상욱 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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