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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전 대통령 유족ㆍ기념사업회 4ㆍ19 희생자에 51년 만에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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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전 대통령 유족ㆍ기념사업회 4ㆍ19 희생자에 51년 만에 사죄

입력
2011.04.1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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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전 대통령은 ‘부정선거에 대항해 들고 일어난 학생들이 참 잘했다’며 4ㆍ19혁명을 높이 평가하셨죠. 또 정부의 잘못된 조치로 희생된 학생과 유족들에게 항상 애도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이제서라도 국민들에게 아버님의 뜻을 전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반세기 넘게 지니고 있던 마음의 짐을 비로소 덜었습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이자 사단법인 건국대통령이승만박사기념사업회 부회장인 이인수(80ㆍ사진) 박사가 1960년 4ㆍ19혁명 당시 숨진 학생과 유족에게 51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사죄한다.

기념사업회와 이 박사는 “19일 서울 수유리 4ㆍ19묘역을 참배, 헌화하고 경찰의 총탄에 숨진 희생자와 유족에게 사죄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사택이었던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만난 이 박사는 홀가분해 보였다. 이 박사는 “아버님 역시 젊은 시절 불의와 싸우던, 요새 말로 운동권 성향의 분이셨다”며 “4ㆍ19 이후 부상을 당한 학생들이 있는 서울대병원에 가서 (부정선거에 대한 책임으로) 내가 맞아야 할 총탄을 너희들이 맞았다며 눈물도 흘리셨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아들 입장에서 희생된 학생과 유족들을 애도하는 이 전 대통령의 뜻을 곧이 전하고 싶었지만 진심으로 받아들여주는 사람이 드물었다”며 “이제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식도 차차 바뀌어서 유족들도 위로해드리고 4ㆍ19 민주화 정신을 함께 공유함으로써 역사의 매듭을 풀어나갈 때가 됐다고 생각해 행동으로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4ㆍ19혁명 희생자 유족들은 그 동안 기념사업회 측에 꾸준히 사과를 요구했으나 기념사업회 내부 의견이 갈려 이뤄지지 않았다.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인 김일주 고려대 교수는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내부 의견도 있었지만 이기수 신임 기념사업회장이 민주화를 외치다 희생된 학생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유족들을 격려하는 것이 기념사업회의 중요한 임무라고 밝히는 등 공식 사죄의 의지가 강력했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4ㆍ19희생자유족회에도 성명서를 보내고 사과의 뜻을 전달했지만 유족회는 “성명 내용 등에 관한 검토가 끝나지 않아 입장을 내놓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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