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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호랑이 엄마의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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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호랑이 엄마의 실수

입력
2011.04.1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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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치 두 개의 삶을 사는 기분이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예일대 법대 교수로서 논문을 쓰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하루의 반을 보내다가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와서, 그때부터 두 딸의 악기 훈련에 돌입했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6~7시간씩 계속 레슨과 연습을 하다가, 아이들이 잠든 후 혼자 앉아서 바이올린 테크닉에 대한 논문들을 읽었다."자신의 양육 방법을 솔직하게 써 내려간 예일대 법학과 에이미 추아 교수의 책은 출간되자마자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성취 경험을 주입시키는 교육

에이미 추아는 놀랍도록 치열하게 산다. 그는 아이들을 '중국식 방법으로' 사랑하는 엄마다. 추아 교수에 따르면, 중국식 교육은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한답시고 무엇이든 아이들이 제 뜻대로 하도록 놔두는 미국식 교육과는 정반대다. 추아 교수의 딸들은 "우리 반의 다른 애들은 기껏해야 하루에 30분 악기연습을 해요. 하루에 1분씩 연습하는 애도 있어요" 라고 엄마에게 항의를 한다. 그러나 추아 교수는 아이들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극대치의 성취를 향해 밀어붙인다. 콩쿠르가 다가오면 아이들은 엄마의 연습 독촉에 제대로 잠을 잘 수도 없다.

추아 교수는 아이들이 자신의 일을 열심히 잘 해내도록 하여 성공의 경험을 맛보도록 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최근의 동기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성공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은 자기효능감인데 이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공'의 경험을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방법이다. 추아 교수와 같은 강압적 양육방식은 동기연구가 주장하는 '자율성 지지적 환경'과는 완전히 상반된다. 많은 동기연구자들은 자율적인 양육방식을 통해서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과 주도권을 가질 수 있어야 사람들은 비로소 과제 자체에 흥미를 갖게 되고, 지속적으로 과제를 추진하며, 이를 통해 높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행복감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더욱 잘 해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겨서 실제로 자신의 일을 더욱 잘하게 되는 선순환을 거친다.

그러나 추아 교수는 아이가 할 일과 방법을 엄마가 모두 다 결정해버리고 밀어붙이는 방법을 쓴다. 강압적 교육은 단기적으로는 반짝 효과를 나타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실제로 추아 교수의 둘째 딸 룰루는 오랫동안 "하기 싫어, 관심 없어, 뭐든 엄마 맘대로 하잖아"를 입에 달고 살면서, 억지로 바이올린을 연습하던 딸이었다. 룰루는 가족들과 러시아를 여행하던 중 식당에서 컵을 내던져 깨뜨리면서 "바이올린이 싫어, 엄마도 싫어" 라고 히스테리칼하게 소리를 지른다. 자신에게 효과적으로 대들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격렬하게 소리를 지르는 10대의 딸을 바라보면서 추아 교수는 "이제는 끝이다. 이러다가는 딸을 잃겠다. 더 이상은 밀어붙일 수 없다"고 직감적으로 느끼게 된다. 결국 그는 십 수년 동안 거의 매일같이 아이와 전쟁을 치르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며 지켜 온 바이올린 교육을 포기한다. 시간이 흐른 후, 룰루는 엄마에게 말한다. "바이올린을 고른 건 엄마이지 내가 아니잖아요."

행복과 성공의 요체는 자율성

자율성에 대한 욕구는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다. 우리는 스스로 선택 할 수 있어야 비로소 행복할 수 있다. 에이미 추아의 삶에 대한 열정, 아이들에 대한 지극한 열심은 우리에게 한편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그의 교육방식은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그가 자녀교육의 방향과 방식에 있어서 자율성의 중요성을 알았더라면, 그와 아이들 모두다 더 행복했을 것이고 결과도 현재보다 더욱 좋았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그의 글을 읽고 "이건 거의 내 얘기잖아" 하는 마음이 드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을 과감하게 주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김은주 연세대 교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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