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비상이 걸린 중국이 올 들어 두 번째 기름값을 올려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영 석유회사가 고가 선물용 술인 마오타이(茅台)를 대거 구입한 사실이 폭로돼 중국 사회가 떠들썩하다.
중국석유화학(시노펙) 광둥(廣東)지사 한 직원은 최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지난해 중추절(추석)에 임원 선물용으로 82만위안(1억4,000만원) 상당의 술을 사들였다”고 폭로했다. 당시 회사는 마오타이 50ㆍ30ㆍ15년산 등 4병을 사는데 81만9,77위안(1억3,679만원)을 사용했다. 이 회사가 중추절을 포함,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사들인 마오타이는 모두 259만위안(4억3,200만원)어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한 네티즌은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노펙이 고가 술을 사들이는데 돈을 물 쓰듯 썼으니 기름값이 오르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회사가 임원들 선물용으로 비싼 술을 구매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구입한 술의 행방이 아직도 묘연한 것을 보면 분명히 부패와 연루된 다른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중국의 경제평론가 예탄(葉檀)은 “급등하는 마오타이의 가격은 부패의 지표”라며 “사치품 대국이 된 중국에서 이 같은 고가 술은 뇌물ㆍ부패와 떨어질 수 없는 중요한 고리”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으로 역시 마오타이는 ‘명주’임이 확인됐다는 데에는 크게 이견이 없다. 국영 석유회사가 엄청난 돈을 지불할 만큼 마오타이는 과연 ‘국주(國酒)’라는 것이다. 독특한 기후와 지리적 여건, 물 등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마오타이는 꾸이저우(貴州)성 특산물로 스코틀랜드 위스키, 프랑스 꼬냑과 더불어 세계 3대 증류주로 꼽힌다. 마오타이는 세계적 마케팅 회사인 인터브랜드가 지난해 발표한‘중국 브랜드파워 리스트’가운데 식품 음료부문 1위를 차지했다. 최근 희소성으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에서까지 사재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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