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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준공하는 김병일 이사장/ "선비정신 통해 잃어버린 공동체 살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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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준공하는 김병일 이사장/ "선비정신 통해 잃어버린 공동체 살릴 생각"

입력
2011.04.17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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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풍요 속에 잃어버린 공동체를 살리고 싶습니다."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김병일(66) 이사장은 수련원 준공식을 이틀 앞둔 18일 "한국 사회는 무한 경쟁에 내몰리면서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있다"며 "뜻을 같이하는 서원과 향교 등 기관 단체들이 공동체를 살리는데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5년 1월 기획예산처 장관에서 물러나기 까지 35년간 경제관료로 일해온 김 이사장의 안동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수련원이 설립 10년 만에 제 집을 갖는 것도 그 덕분이다.

수련원은 퇴계 이황(1501~1570년) 선생 탄신 500주년인 2001년 안동 일대의 유림들이 뜻을 모아 설립했지만 전용 공간이 없어 민박 형태의 '열화재'와 도산서원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인 한국국학진흥원 국학문화회관에서 더부살이를 했다. 그러다 2008년 3월 김 이사장이 취임한 직후 건물 공사가 본격 추진됐다. 수련원은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퇴계종택 뒷편 부지 5,390㎡에 한옥 형태의 강의동과 숙소동 2동 규모로 들어선다.

김 이사장은 "선비정신은 자신을 낮추는 겸손과 남을 배려하는 공경이 골자"라며 "굳이 외국의 사례를 찾을 것이 아니라 김치와 된장을 먹으며 이웃과 사회를 위해 헌신한 조상들의 삶을 통해 공동체 정신을 일깨울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과 퇴계학연구원도 그의 뜻에 호응해 선비정신과 인성을 함양할 교재와 수련원에서 사용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1박2일, 2박3일 형태로 운영되는 수련원은 김 이사장 취임 후 연수생 수가 크게 늘어났다. 한해 200∼300명 수준이던 연수생이 수천 명으로 늘다 지난해에는 1만2,000여명이나 방문했다.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후 '인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는 김 이사장은 "교사와 학생은 물론 기업체 임직원과 공무원 등 각계각층의 참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수 내용도 입 소문을 타고 퍼져나갔다. 퇴계 종택과 인근 이육사문학관, 도산서원 등을 견학한 연수생들은 퇴계의 16대 종손인 이근필(80) 선생과 이육사 선생의 딸인 이옥비(70) 여사와의 대화를 수련원 연수 중에서도 첫손가락에 꼽는다.

김 이사장은 10여 년 전 기획예산처 차관 때 경북 북부 유교문화권 사업과 인연을 맺으면서 본격적으로 선비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서울대 사학과 재학시절 답사를 다녔던 퇴계 종택과 도산서원, 하회마을 등 문화유산에 심취한 그는 안동에 전혀 연고가 없는데도 불구, 지역 유림의 추천으로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을 맡게 됐다. 2009년 8월부터는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 원장도 같이 맡고 있다. 그는 "수련원 준공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공동체 살리기 운동이 다시 불붙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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