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종말에서 살아남는 법/제임스 롤스 지음ㆍ노승영 옮김/초록물고기 발행ㆍ418쪽ㆍ1만5,800원
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코디 런딘 지음ㆍ정지현 옮김/루비박스 발행ㆍ248쪽ㆍ1만3,000원
만약에 우리가 사는 도시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슈퍼마켓에 식료품 공급이 중단된다면, 도시가스가 끊긴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필요한 모든 것을 즉각 손에 넣을 수 있는 도시의 삶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이런 가정은 터무니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일본의 도호쿠대지진에서 이런 상황이 현실로 나타났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대규모 화산 폭발과 지진, 초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불황, 테러리스트나 외국의 핵 공격이나 생화학 공격, 3차 세계대전, 석유금수조치, 기후변화, 소행성 또는 혜성 충돌 등 스스로 생존의 길을 찾아야만 하는 끔찍한 상황을 열거하면 수없이 많다.
<세상의 종말에서 살아나는 법> 의 저자 제임스 롤스는 미국 육군 정보장교 출신으로 생존대책 건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다. 그가 전력 공급이 1주일 이상 중단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연쇄반응을 묘사한 것을 보면 일본 대지진 사태와 흡사하다. 전력 공급 중단→상수도 공급 중단→식량 공급 차질→법 질서 붕괴→방화와 대규모 약탈 순이다. 군에서 인간 사회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파악한 그는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인구밀도가 낮은 곳에 피난처를 마련해 물자를 미리 저장해 두고 생존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해 두라고 조언한다. 외부와 거의 접촉하지 않고 3, 4개월을 버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사회 기능이 마비되었을 때 대도시에 숨어 지내며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물어오는 사람이 많지만 이것은 인구가 적은 곳으로 대피하는 것보다 생존 가능성이 훨씬 낮다고 한다. 저자는 이어 은신처에서 스스로 물 식량 난방 조명 등을 해결하는 방법, 긴급 피난 방법 등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항목에 대해 설명한다.
<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 의 저자 코디 런딘은 유명한 야생생존훈련학교(ALSS)의 창업자. 재난 후를 상정해 전기가 아닌 태양열로 냉ㆍ난방을 하고, 빗물을 받고,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 살면서 생존 수단을 연구하고 있다. 재난이>
그는 재난을 당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공포심과 스트레스 등 심리적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 다음으로는 재난 시 무엇을 하고, 무엇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실용적인 관점에서 알려 준다. 가령 집에 있는 표백제나 빨간 소독약 몇 방울로 물을 정수하는 법, 단수 시 질병 확산의 주범인 배설물을 깨끗이 처리하는 법, 참치 캔을 이용해 조명을 만드는 법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를 수십 가지 용도로 사용하는 방법 같은 것이다. 재난에서 생존에 필요한 것, 재난 대비 구비 품목, 비상시 임시 방편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두 책은 현대인이 도시에 지나치게 의존해 자급자족 능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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