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12시50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역 3번 출구 앞 광장.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가수 장윤정의 '올래'를 개사한 선거로고송을 배경으로 유세차량에 올랐다. 그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포퓰리즘에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인지 아닌지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이 분당에 길을 묻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광장에는 80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고, 원희룡 사무총장 등 소속 국회의원 50여명도 지원 유세차 이곳을 찾았다.
강 전 대표는 "제가 돌리는 명함에는 한나라당 마크가 딱 있는데 그 분 명함 보니 민주당 표시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권 심판 한다면서 민주당을 내걸지 않는 분이 당 대표 맞느냐"고 손 대표를 직격했다.
강 전 대표 공천에 반대했던 홍준표 최고위원도 유세 차량에 올라 "어제 노인정에 갔더니 '손학규를 찍겠다'고 하길래 왜냐고 물었더니 '한나라당 아니냐'고 하더라"며 손 후보의 탈당 전력을 부각한 뒤 "손학규를 잡을 사람은 강재섭 뿐"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손 대표의 탈당 때) 대변인을 해서 아는데, (대선 경선에서) 안 될 것 같으니깐 도망간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6시45분쯤 미금역 인근 광역버스 정류장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공식선거운동 첫 일정을 시작했다. 강 전 대표는 행인들과 악수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여기서 "임태희 실장 대학 후배인데 여론이 유리하다"면서 먼저 악수를 청한 행인도 있었다.
강 전 대표는 미금역 일대에서 유세를 하다 역시 '악수 유세'에 나선 손 대표와 마주쳤다. 둘은 서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간단한 목례 인사만 주고 받은 뒤 헤어졌다.
늘푸른초등학교 앞으로 이동해 학생들이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너가도록 '도우미' 활동을 한 강 대표는 오전 9시20분 선거사무실로 돌아와 "명분은 우리에게 있고 절대 꿀릴 게 없다"며 운동원들을 독려했다. 이상득 국회부의장도 사무실과 상가 유세 현장을 찾았다.
오전 10시30분에는 대한노인회분당지부를 찾아 30여분간 머물렀다. 한 회원이 "꼭 당선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네자 강 전 대표는 "고흥길 의원이 분당 갑이고 제가 을이다. 을이 갑을 잘 모셔서 어르신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강 전 대표는 이동하는 카니발 승합차에서는 수시로 연고가 있는 주민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오후엔 학부모들과 입학사정관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분당동과 금곡동 일대 상가를 두 시간 가량 훑었다. 퇴근시간대엔 미금역 등지에서 "한나라당의 군기반장이 되겠다"며 유세를 벌인 뒤 밤 늦게까지 주변상가를 도는 것으로 공식선거 운동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강 전 대표는 "(유권자와 악수해보면) '손맛'이 점점 좋아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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