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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여행 - 괌, 하파 데이(Hafa Adai)! 영혼의 안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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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여행 - 괌, 하파 데이(Hafa Adai)! 영혼의 안식처

입력
2011.04.1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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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국의 온기가 그리워진다면 주저할 까닭이 없다. 비행기로 4시간 남짓,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의 휴양지 괌은 마음의 거리보다 가까웠다. 여행지에서 가능한 모든 걸 할 수 있는 곳. 하지만 느긋하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곳. 세 번의 쉼표가 기억에 새겨졌다.

투몬 만의 에메랄드 빛 바다가 마음을 푸근하게 감싼다. 발코니로 몸을 더 내밀어 오른쪽 하늘로 눈길을 돌리면 ‘사랑의 절벽’이 잡힐 듯 하다. 스페인 장교의 구애를 못 이긴 차모로족 처녀가 연인과 함께 몸을 던졌다는 전설이 수많은 연인들을 불러들이는 곳이다. 수직의 낭떠러지가 영원한 사랑의 보루로 자리잡은 셈이다.

투몬 만의 북쪽 끝에 있는 호텔 니코 괌에서 눈부신 아침을 맞았다. 드넓은 바다를 한없이 음미할 수 있는 아침이다. 차 한 잔을 마시며 눈 아래 정원을 내려다본다. 벌써 수영장에선 길이 72m의 워터 슬라이드를 즐기는 어른,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휴양지의 아침도 부지런히 시작했다. 수심이 깊지 않은 맑은 바다는 아이들에게도 알록달록한 열대어에게도 천국이다.

늦은 아침을 먹고 나선 외출의 목적지는 북쪽의 우루나오 비치다. 괌의 마지막 남은 청정지역으로 앤더슨 공군기지 옆에 자리잡았다. 괌은 발바닥 모양의 섬 전체 면적이 거제도 정도여서 차 안에서 긴 시간을 보낼 일이 별로 없다. 이내 닿은 정글 속 해변은 고요하기만 하다. 사람의 발길이 수줍은 듯하지만 작열하는 태양과 맞서며 의연한 모습이다. 물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곳이라 관광지의 번잡스러움을 비켜갔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마음은 쉼표를 찍는다. 산호가 부서져 생긴 스타 샌드(Star sand) 비치에선 소라게와 코코넛게도 잡아 볼 수 있다. 오프로드 트레킹과 한국 연예인 뺨치는 애드리브를 선사하는 원주민의 코코넛 쇼는 덤이다. 해변의 낭만을 더 아끼는 여행자라면 말이다.

괌에선 돌고래도 밥벌이를 한다. 파도를 가르는 크루징 보트 엔진 소리를 듣고 새끼 돌고래들이 몸을 솟구치며 배를 따라온다. 선장은 돌고래를 못 볼 수도 있다고 미리 안내를 하지만 워낙 부지런한 녀석들이라 관광객을 실망시키는 일이 드물단다. 다만 멋진 점프를 하고 싶은 날은 따로 있을 게다.

쇼가 끝난 돌고래들이 돌아갔다고 사람도 그냥 돌아올 순 없는 일. 바다 위에 멈춰 선 배는 스노클링과 바다낚시의 전초기지로 바뀐다. 뱃머리는 강태공들로, 뒤편은 물고기와 노는 동심들로 분주하다. 배 안의 최고 낚시꾼은 예상과는 달리 천안서 왔다는 초등학생. 형이 잇달아 물고기를 낚자 같이 기념사진을 찍는 동생의 표정이 뿌듯하다. 월척(?)의 소동이 가라앉고 코발트 색 바다를 바라본다. 남국의 바다내음을 마음에 담는다. 다시 쉼표가 찍어진다.

■ 여행수첩

괌은 인천공항서 4시간 남짓 걸린다. 대한항공은 오후 8시20분, 진에어는 오전 10시에 매일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어 편리한 시간을 고르면 된다. 시차는 1시간, 한국보다 늦다. 미국령으로 한국인 관광객은 비자 없이도 입국 가능하다. 중심지인 투몬 만에는 PIC, 아웃리거 등 일류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또 섬 전체가 면세구역으로 다양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게 장점. 최대 면세점인 DFS갤러리아 괌은 6월과 12월, 두 차례 정기세일을 통해 명품을 30%이상 싸게 판매한다. 괌 프리미어 아울렛과 마이크로네시아몰에서도 폴로, 리바이스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괌 정부 관광청 한국사무소(02-725-3107, www.welcometoguam.co.kr). 라이브괌(070-8637-8708, www.liveguam.co.kr) 관련기사

괌=박선영기자 philo94@hk.co.kr

■ "괌은 청정하고 안전한 여행지"

일본 대지진 여파로 한국인 관광객의 예약 취소율이 증가하자, 괌 관광청이 'Guam clean&safe' 캠페인을 벌였다. 관광청 관계자는 "한국인 관광객의 3월 취소율이 25%에 이른다"며 "정작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일본 관광객의 취소율은 8.7%에 그쳤다. 한국에서 쓰나미 및 방사능 위험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작년 4월 진에어의 괌 직항노선 추가로 급증하던 한국 관광객의 발걸음에 제동이 걸린 것.

괌 관광청은 현지에서 한국 언론과의 간담회를 갖고 괌 관광의 안전성을 거듭 강조했다. 에디 B. 칼보 괌 지사는 "잘못된 정보와 오해로부터 빚어진 결과"라며 "아직까지 괌에서는 어떠한 방사능 위험의 신호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필라 라구아나 괌 관광청 청장대행도 "괌 국토 안전청 및 괌 주방위군이 일본으로부터 오는 대기, 수화물, 우편물 등을 매일 확인해 괌은 해로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정보를 확인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들 역시 지난달 말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미군 1,000명의 괌 이전 배치를 들어 "안전성이 의심됐다면, 이런 대규모의 이동이 있었겠느냐"며 국내에 퍼진 여행 우려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현재 미국 환경보호청은 방사능 탐지기로 괌을 비롯한 자국영토의 대기 상태를 매일 조사하고 있으며 웹사이트(www.epa.gov/japan2011/)를 통해 이를 공개하고 있다.

괌=박선영기자 philo9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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