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이른바 ‘최고’라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돈이나 명성에서가 아니라, 평범한 삶의 궤적에서 최선을 다해 최고의 가치를 일군 사람들이다.
경기도는 오는 16일 오후 3시 도청 벚꽃행사장에서 도내 각종 최고 기록 보유자 18명을 초청, '경기도 최고, 희망 나누기 인증서 수여식'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안성시의 이인화(9)양은 세계적인 헤어디자이너를 꿈꾸는 최연소 미용사. 이양은 지난해 11월 어른들도 따기 힘들다는 국가기술자격증 미용사 시험에서 합격했다. 이전 최연소 기록은 9세에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친언니(11)가 갖고 있었다. 이양은 4전5기 끝에 커트와 신부 화장 등 전문과정을 테스트하는 실기시험까지 통과하며 언니의 최연소 기록을 1년3개월이나 앞당겼다.
경기도기술학교 자동차정비학과 김인태(53) 교수는 차량기술사와 자동차검사기능사를 비롯해 레크레이션 지도자, 웃음치료사 등 무려 58종의 자격증을 보유했다. 앞으로 자격증 4개만 더 따면 세계 최고기록인 61종을 넘어서게 된다.
이천시 다산고등학교 3학년 오상우(18)군은 학교에서 ‘자원봉사왕’으로 통한다. 지난 2년간 오군은 지역 요양원 등에서 무려 1,364시간(56일)을 봉사했다. 아무리 봉사활동을 많이 해도 고교생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는 자원봉사 시간은 주중 4시간, 주말 8시간뿐. 그러나 오군은 이틀에 하루 꼴로 자원봉사에 나섰다. 목표가 사회복지사인 오군은 고3이 된 올해도 자원봉사를 멈추지 않고 있다.
50년 동안 일기를 써온 김포의 김기송(78)씨, 두 자녀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20년간 양육일기를 쓴 안양의 이윤달(62)씨도 인증서를 받는다. 또 1톤 트럭 50대 분량의 차표와 회수권 2만5,000장을 모은 평택의 박순구(49)씨, 학도의용군으로 한국전에 참전해 전선을 누볐던 징발트럭의 소유자 이문규(79)씨도 무대에 오른다. 이밖에 67년간 농악단을 이끌고 있는 최고령 상쇠 천일초(82)씨와 최고령 바리스타 조현화(78ㆍ여)씨도 소개가 된다. 아울러 3대 9명이 320개월 동안 육군으로 복무한 수원의 임희기(65)씨 가족, 총 385회 헌혈을 한 시흥의 ‘헌혈왕’ 임종근(53)씨, 마라톤 103회 완주자 문옥철(55)씨도 초대된다.
도는 누구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파하기 위해 이들에 대해 ‘경기도 최고 인증서’를 수여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경기도 최고는 어쩌면 사소해 보일 수도 있는 분야에서 가치를 발하는 인물들”이라며 “이 분들을 통해 결국은 ‘사람이 희망’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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