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 작가’ 김지원씨, ‘아토마우스 작가’ 이동기씨 등 개성이 뚜렷한 현대미술 작가 11명의 작품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는 작가들이 작품 속에 기록한 삶의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주제로 한 ‘기억의 미래를 좇는 사람들’전을 내달 1일까지 연다. 회화 조각 영상 등 현대미술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의 특징을 콕 집어내 볼 수 있는 자리로 총 50여점이 내걸렸다.
연필로 무수히 점을 찍고 투명 도료(바니쉬)를 여러 번 칠해 몽환적 느낌을 자아내는 도윤희씨의 ‘고삐가 풀린 저녁’이나 향으로 종이에 구멍을 낸 박지현씨의 그림 등은 자연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 이런 느낌은 단순히 자연물을 묘사하는 데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반복되는 작가들의 행위에서 표출된다. 반대로 특유의 빠른 붓 놀림을 통해 마치 우연히 포착된 일상을 그려 낸 박진아씨의 그림도 함께 볼 수 있다.
선인장을 확대해 그려 강렬한 생존 본능과 남근의 형상을 떠올리게 하는 이광호씨의 그림이나 꺼진 초, 나비, 모래시계, 백합 등 부조화한 풍경이 특징인 남경민씨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또 빨간 비누를 사용해 과거 유물을 복제하는 신미경씨의 ‘고스트 시리즈’와 옛 명화를 디지털 영상기술로 재해석하는 이이남씨의 ‘노트르담 성당과 소치의 산수도’도 전시됐다.
김현경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내면에 있는 경험과 순간의 기억으로부터 미래로의 소통 방식을 열어 나가기 위한 작가의 열정이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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