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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카이스트/ 대화 창 열린 카이스트 돌파구 찾나

입력
2011.04.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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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총장이 교수협의회의 혁신비상위원회(이하 혁신위) 구성안을 즉각 수용하고 교수, 학생들과 대화에 나서면서 카이스트 사태가 수습국면을 맞고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개혁정책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던 서 총장이 구성원들의 개선안 제시를 바로 수용한 행위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교수협의회는 13일 전날 낮부터 실시한 혁신위 구성에 대한 온라인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교수협은 투표참가 교수 355명중 85%인 301명이 찬성한 투표결과에 따라 오후2시께 서 총장에게 혁신위 구성 요구안을 전달하고 14일 정오까지 확답을 달라고 요청했다. 교수협이 제시한 혁신위는 총장 추천 5명, 교수협 추천 5명, 학생대표 3명으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평교수 대표가 맡도록 돼있다. 또한 혁신위에서 도출되는 결론은 총장이 반드시 수용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서 총장이 곧바로 이를 수락하면서 교수협의 기세에 김이 빠졌다. 주대준 대외부총장은 기자회견을 열고"서 총장은 단순히 제안을 받아들이는 정도를 넘어서 '교수, 학생, 보직자들이 합의해서 함께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서 총장의 정년심사 강화와 기부금 유치, 대학위상 제고 등 일부 개혁안은 큰 공헌으로 인정한다"며 "개혁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고 일부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또 대외부총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발표 후 취소한 제도개선안 혼선에 대해 사과하고 일부 항목을 수정해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서 총장도 참석했다.

학교측은 서 총장이 구성원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개선안은 15일 이사회에 상정해 시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측의 개선안 발표에 대해 일부 학생들은 학교측의 진의를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학생은"학생들이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는 영어강의 축소 등이 당초보다 후퇴한 것으로 보여 실망"이라며"학교측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학부 총학생회는 13일 오후7시부터 본관 앞 잔디광장에서 3시간여 동안 비상학생총회를 열고 총학생회가 요구한 의결안건 가운데'학교 당국의 경쟁위주 제도 개혁실패 인정을 요구한다'는 안건을 표결에 붙여 이를 부결시켰다.

참여한 852명 중 찬성 416명, 반대 317명, 기권 119명으로 찬성 인원은 과반에 10명이 모자랐다. 그러나 다른 안건인 ▦정책결정과정 학생참여와 의결권 보장 제도화 요구 ▦원규 개정 등 학생통합요구안 이행 요구 ▦차기총장 선출시 학생투표권 보장 요구 등은 가결시켰다.

총회 말미에 서 총장은 단상에 올라 "학생들이 모이도록 한 동기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대학원 총학생회도 오후 9시부터 비상학생전체회의를 열어 연차초과자 제도, 기성회비 부과 등 학사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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