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환상적인 왼발 슛으로‘올드 트래퍼드의 영웅’이 됐다. 박지성은 13일 오전(한국시간)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홈 경기에서 후반 32분 그림 같은 왼발 슛으로 결승포를 터트리며 2-1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전반 43분 치차리토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며 기선을 잡았다. 후반 25분 첼시의 미드필더 하미레스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 당해 수적 우세까지 점한 맨유는 무난히 4강에 진출하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 교체 투입된 디디에 드로그바가 후반 31분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는 알 수 없게 됐다. 첼시가 한 골을 더 터트리면 뒤집기가 이뤄지는 상황, 이때 박지성의 왼발이 불을 뿜었다.
4-4-2 포메이션의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 후반 32분 왼쪽 측면으로 이동한 박지성은 아크 정면에서 라이언 긱스가 볼을 잡은 순간 상대 페널티 지역 왼쪽 공간으로 빠져 들어갔다. 긱스의 패스가 박지성에게 정확히 배달됐고 가슴으로 볼을 트래핑한 박지성은 통렬한 왼발 슛으로 첼시 골 네트를 갈랐다. 맨유는 1,2차전 합계 3-1로 승리, 준결승에 선착했다.
첼시전 득점포는 박지성에게 재계약을 앞두고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 시즌에도 박지성의 이적설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시즌 초반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하자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등 현지 언론들은 박지성을 ‘정리 대상’으로 분류했고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트레이드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박지성은 첼시전을 통해 맨유가 쉽게 내칠 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1차전에서는 수비적인 임무를 부여 받아 플로랑 말루다 등 상대의 측면 공격을 봉쇄했고, 2차전에서는 4강행에 쐐기를 박는 결승포를 터트렸다. 전반 20분 존 테리와 볼 경합을 벌이다 눈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아랑곳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좌우 측면,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며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환상적인 활약’이라는 극찬을 들었다.
영국 현지 언론도 칭찬 일색이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박지성에 최고 평점(9)과 함께 경기 MVP로 선정했다. 선은 ‘박지성이 맨유를 4강으로 이끌었다’는 제목과 함께 박지성의 사진을 스포츠면 톱에 게재했고, 스카이 스포츠도 팀 내 최고인 평점 8을 부여했다.
2012년 맨유와 계약이 만료되는 박지성은 올 시즌 종료 후 재계약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은 올 시즌 2005년 맨유 입단 후 최고 활약을 펼치며 재계약 전망을 밝히고 있다. 박지성은 허벅지 부상과 아시안컵 출전으로 22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지만 7골 4도움을 수확하는 순도 높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맨유는 샬케 04와 인터 밀란의 승자와 결승진출을 다툰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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