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45) 프로농구 동부 감독은 허재(46) KCC 감독을 두고 “반드시 한번 뛰어넘고픈 상대”라고 했다. KCC 하승진(26)은 동부 김주성(32)을 일컬어 “넘어야 할 큰 산”이라고 했다.
‘201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가 열린 13일 서울 논현동 KBL(한국농구연맹) 센터. 양 팀 감독과 대표선수 사이에서 화두는 단연 ‘큰 산’이었다.
중앙대, 기아자동차에서 허 감독과 손발을 맞춘 강 감독은 “감독 데뷔 후 첫 챔프전이다. 허재 형은 너무 잘 알고 좋아하는 형이지만 그건 사석에서의 얘기다. 승부에서는 꼭 뛰어넘고 싶은 상대”라면서 “이번 승부에서 넘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내 최장신(222㎝)으로 KCC의 대들보인 하승진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서)장훈이형을 이긴 느낌이 들어서 좋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엔 (김)주성이형을 만났는데 내겐 넘어야 할 큰 산”이라면서 “내가 내세울 건 젊어서 가진 열정과 패기, 자신감뿐이다. (김)주성이형한테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이에 곁에 있던 허 감독이 “(김)주성이한테 뭘 배워”라며 농담조로 핀잔을 줬다. 허 감독은 “강 감독이 챔프전 끝날 때까지 인연을 끊고 살자고 하더라. 항상 하던 식사와 술 한 잔은 끝나고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6년 연속 연봉왕(6억9,000만원) 김주성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강해지는 KCC의 전력이 마음에 걸리는 눈치. “7차전까지 가면 좋겠다”는 김주성은 “KCC가 너무 세서 큰일났다”라면서도 “두 감독님한테 시선이 집중되니까 나는 부담 없이 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데이를 마친 뒤 허 감독과 강 감독은 대기실서 잠깐 다과를 들었다. 화제는 정봉섭(68) 전 중앙대 감독이었다. “전화 많이 받았지? (판정에)항의하지 마라고 하시더라, 알았지?”라는 허 감독의 당부에 강 감독의 대답.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하시더라고. 근데 아무것도 하면 안 되는 거야? (항의한다고)삐치면 안돼.”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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