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고객 42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2일 해킹에 이용된 경유 서버 임대자인 A(33ㆍ학원강사)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해커가 경유지로 이용한 국내 서버 두 곳의 이용료를 휴대폰으로 결제한 두 명 중 한 명이다.
경찰은 A씨가 지난달 경유 서버 이용료 6,600원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결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커와의 연관성 및 대가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그러나 A씨는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인물의 부탁을 받고 대신 납부했을 뿐 이번 해킹 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한 필리핀 파시그 시에서 현대캐피탈이 해커의 이메일 협박을 받고 돈을 보낸 계좌에서 국민은행 체크카드로 600만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 필리핀 경찰당국과 인터폴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파시그 시는 이번 해킹 사건의 발원지로 추정되는 퀘손 시에서 남쪽으로 8㎞가량 떨어져 있는 곳이다.
경찰은 과거에도 필리핀에서 국내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전산망을 해킹한 후 해외 메일계정을 만들어 해킹 자료를 올리고 ‘돈을 주지 않으면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는 등의 범행이 발생한 적이 있어 동종 범죄 전과자를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녀가 현대캐피탈이 보낸 1억원 중 3,000만원을 서울과 경기 일대 5개 은행 자동입출금기에서 빼내갔다. 경찰은 이날 이들 남녀가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언론에 배포하고 공개 수배했다. 범인이 1억원을 다시 분산 이체한 7개 시중은행의 7개 계좌 대부분은 유령회사 명의로 확인됐으며, 경찰은 이들 회사 대표들을 상대로 명의 도용 여부 및 범행 관련성을 조사 중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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