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렬)는 12일 학교법인 명지학원 교비 횡령 의혹과 관련해 명지학원 이사장을 지낸 유영구(65)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소환 조사했다. 감사원과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명지대에 대한 감사를 벌여 유 총재의 횡령과 배임 혐의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해 11월 학교 법인과 명지건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유 총재가 명지학원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2006년 명지건설의 채무 1,500억원에 대해 개인 지급보증을 선 뒤 이를 교비로 해결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또한 유 총재가 자금난에 시달리던 명지건설을 살리기 위해 유상증자를 한 뒤 700억원 상당의 학교 법인 공사를 몰아주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이 과정에서 교비를 빼돌린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지건설은 1958년 명지학원의 수입사업체로 설립된 뒤 중견 건설업체로 성장했지만 2004년 이후 유동성 문제가 불거져 부도 위기에 몰리다 2007년 대한전선에 인수됐다.
검찰은 이날 소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 총재에 대한 사법처리 방법을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수사를 진행한 검찰은 유 총재의 혐의가 어느 정도 확인됨에 따라 당초 프로야구 개막 전에 사건을 정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총재는 1956년 명지학원 을 설립한 유상근 전 통일원장관의 아들로, 1992~2008년 명지학원 이사장을 지냈고 2009년 2월부터 KBO를 이끌고 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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