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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동결/ 韓銀 "물가 걱정되지만…" 징검다리 인상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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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동결/ 韓銀 "물가 걱정되지만…" 징검다리 인상 기류

입력
2011.04.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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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대한 우려는 한층 커졌지만, 격월로 금리를 올려가는 ‘베이비 스텝’은 유지했다. 시장의 예상과 어긋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모처럼 시장과 보조를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과연 이런 보폭으로 성큼성큼 뛰는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 우려도 많다. 특히 해외에선도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에 너무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개월 연속 인상은 없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3%로 동결했다. 작년 11월부터 이어져 온 격월 금리 인상 행보를 유지한 것. 금통위는 한달 올리고 한달 쉬는 패턴을 유지하며, 작년 11월과 올 1월, 3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아무래도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기에는 확신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급속한 금리인상이 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자극할 수 있는데다, 일본 대지진이나 중동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김 총재는 “수개월간 추진된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과 국내외 여건 변화 추이를 좀 더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물가에 일부 완충장치가 되고 있는 것도 한달 쉬어갈 명분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가에 대한 우려는 한층 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당초 3.4%에서 4.5%로 대폭 높여 잡을 정도로 안팎의 경고음이 확대되는 상태. 금통위 회의 뒤 배포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는 ‘앞으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두고 운용할 것’이라며 전달과 달리‘보다’라는 수식어가 새로 삽입됐다.

격월 금리인상 문제없나

국내외 경제환경이 상당히 복잡한 탓에, “이달 기준금리를 반드시 올렸어야 한다”는 매파적인 주장을 찾긴 어렵다. 동결이든, 인상이든 매우 어려운 결정일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 이명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어느 때보다 금리 인상 타이밍을 정하기 쉽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달 금리 동결로 5월 금리 인상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기준금리 정상화 과정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 “의연하고 꾸준하게 뚜벅뚜벅 앞을 보고 가는 것이다” 등 김 총재의 여러 발언에서 격월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징검다리식 패턴으로 봐도 다음달엔 인상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격월 금리 인상 기조가 고착화하는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더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은 “한은으로서는 연속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이겠지만, 충격이 적다면 기준금리 인상 효과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기대 인플레를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의 목표가 물가 안정인지, 기준금리 정상화인지 모르겠다”는 푸념도 나온다.

더딘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해외 언론의 불만도 들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렉스칼럼에서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금리 인상에 소심한 듯 보인다”며 “원화 가치가 많이 올랐지만 이 것으로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금리 동결은 문제를 덮어둘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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