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대기록 "페이스북·트위터와 맞짱""이통사 무선망 무임승차" 업계와 잡음 해소 숙제
'1일 평균 가입자수 5만5,000명', '1일 메시지 교환 건수 2억건', '가입자 1인당 친구 수 50명', '전 세계 사용 국가 216개국', '총 누적가입자 수 1,000만'.
불과 1년 만이다. 지금까지 국내외에 출시된 서비스 가운데 이렇게 폭발적 흡입력을 가진 소프트웨어는 드물었다. '블랙홀'이란 타이틀이 붙여진 이유이기도 하다.
'카카오톡'이 사회관계형서비스(SNS) 업계에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별도 마케팅 활동도 없이 입 소문만으로 1년 만에 1,000만명 이상의 엄지족들을 끌어 모으며 모바일 메신저 업계의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은 것. 지난해 3월18일 카카오톡 서비스를 내놓은 벤처업체 카카오의 현재 직원 수는 겨우 40명이다.
연말 2000만명 목표
"전 세계 어떤 서비스도 1년 만에 1,00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한 사례는 없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1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1,000만 사용자를 확보한 카카오톡의 다양한 기술을 공개해 모바일 생태계가 조성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환경을 조성, 궁극적으로는 건전한 모바일 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는 복안이다.
한게임 창업자로도 잘 알려진 김 의장은 카카오톡 서비스 안착을 위해 지난 3년간 약 100억원을 쏟아 부은 인물이다. 김 의장은 특히, "출발에서 차이는 있었지만 결국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만나게 될 것"이라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치겠지만 페이스북 및 트위터와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인들과 실시간 메신저 형태로 대화를 나누는 카카오톡은 기록을 남기면서 교류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다소 형태는 다르지만, 궁극적인 목표가 '인맥 쌓기'란 점에선 최종 목적지가 같다는 판단에서다. 단순하고 편리한 기능의 카카오톡이 세계적 SNS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정조준하고 나선 셈이다. 김 의장은 "올해 미국과 일본 현지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 해 나갈 것"이라며 "연말까지 2,000만명의 가입자 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당한 대가 지불 갈등
하지만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이동통신업체와의 관계 개선은 카카오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통사의 통신망을 기반으로 서비스되는 카카오톡 특성상, 카카오톡 이용자 증가는 망 과부하의 원인으로 지적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의 가입자 증가에 따른 망 과부하로, 통화품질까지 지장을 받고 있다는 게 이통사들의 표면적인 주장이다.
그러나, 정작 갈등의 본질은 수익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게 업게 안팎의 중론이다. 대부분 무료 지원되고 있는 카카오톡의 SNS 특성상, 이통사와의 마찰은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이통사들이 깔아 놓은 무선망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며 "이통사 수익을 잠식하는 사업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건당 이통사의 단문메시지(SMS)는 20원이고, 사진과 동영상을 첨부하는 멀티미디어메시지(MMS)는 30원이다. 카카오톡 이용자가 하루에 뿌려대는 SMS가 평균 2억건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이통사 측에선 하루에만 40억원 이상의 시장을 고스란히 내주는 꼴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톡은 이통사와의 원활한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의장은 "카카오가 매월 100대의 서버를 새로 구축하면서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통사와도 꾸준히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사용량이 폭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신망에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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