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세계 최초로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했던 유리 가가린(사진)이 우주 비행을 앞두고 한 농담이 뒤늦게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그의 우주비행 50주년을 맞아 700페이지에 달하는 각종 자료가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드러났다.
10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가가린은 우주선 발사 카운트 다운이 진행되던 중 그가 타고 간 보스토크 우주선의 설계자이자 우주비행의 책임자였던 세르게이 코룔료프가 "돌아오면 성대한 파티가 있을 것"이라고 하자 가가린은 "알았다"고 응답했다. 코룔로프가 이어 "식사에는 소시지, 캔디 그리고 햄에다 차도 준비했다. 63가지나 되는 음식을 먹으면 뚱보가 될 것이다. 오늘 돌아오면 당장 다 먹어라"라고 격려했고, 가가린은 "가장 중요한 것은 소시지인데. 위스키와 함께 먹을 수 있겠다"고 응수했다. 가가린의 농담에 어이가 없었던 코룔로프는 "젠장. 이 말이 녹음되고 있다"고 하면서 대화는 끝을 맺었다.
또 가가린이 우주선 발사 전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는 순간에 노래를 부르고 휘파람을 불고 있었던 것으로 기록됐다. 당시 점검 과정에서 몇몇의 문제점이 발견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가가린은 이륙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륙 후에도 가가린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경치를 즐거운 기분으로 보고하기도 했다. 당시 많은 과학자는 무중력 상태로 돌입하면 의식을 잃을 수 있다고 했지만 가가린은 "무중력 느낌이 좋다. 모든 것이 헤엄친다"고 보고했다.
이번 자료가 공개되기 전 우주선 발사와 관련해 이제까지 가장 널리 알려진 말은 가가린이 외친 '포예칼리(Poyekhali)'이다. 이 말은 '그래 가자!' 혹은 '우리는 간다!'로 해석되며 소련에서는 한때 유행어가 됐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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