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푸른 빛이었다!" 구 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이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와 던진 첫 마디였다.
50년 전인 1961년 4월 12일 오전 9시 7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소련의 유인 우주선 '보스토크 1호'가 유리 가가린을 태우고 하늘로 날아오른 뒤 지구를 한 바퀴 돌고 10시 55분 무사히 귀환하자 소련 전역은 미국과의 우주전쟁에서 이겼다는 승리감으로 들끓었다.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27세의 공군 중위 가가린은 소령으로 두 계급을 진급했고 소련의 영웅을 넘어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그러나 다시 우주 비행에 나서기 위해 훈련을 받던 그는 1968년 미그-15기가 추락해 34세의 젊은 나이로 숨졌지만 소련의 영웅들만 묻히던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유골이 안치되어 지금도 러시아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소련은 미국과의 냉전이 한창이던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리면서우주 전쟁에 불을 지폈다. 가가린의 우주 비행 성공 이후, '보스토크' 이름을 단 유인우주선을 여섯 번이나 발사해 모두 성공시켰다. 특히 1963년에 발사한 6호에는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발렌티나 테레시코바가 탑승해 성공적인 우주 임무를 수행했고 그녀가 우주에서 외친 "야 차이카(나는 갈매기)"라는 한 마디는 이후 강하고 자유로운 여성의 상징이 됐다.
이로 인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케네디 미 대통령은 야심찬 아폴로 계획을 발표했고, 마침내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날아간 루이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자국을 남기게 됐다.
10년 여를 이어온 구 소련과 미국의 우주전쟁은 1975년 '아폴로-소유즈 프로젝트'를 통해 양국 우주선이 역사적인 우주 도킹에 성공하면서 협력 관계로 발전했다. 구 소련의 해체로 우주 개발의 맹주가 된 미국은 이후 비용이 많이 드는 우주정거장 계획을 취소하고 우주 왕복선을 개발해 1981년 4월12일 최초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를 쏘아 올렸다.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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