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과 광물, 곡물까지 각종 상품가격의 전방위적 상승충격은 이미 국내 소비자 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정부는 2분기 이후 물가상승세가 주춤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국제가격의 이런 상승세가 계속되는 한 국내 인플레압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국제 유가 영향을 바로 받는 석유류를 빼면 가장 불안한 분야는 밀이나 원당 등 수입 곡물 이용 빈도가 높은 가공식품이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의 품목별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은 빙과 25.3%, 고춧가루 24.4%, 고추장 22.5%, 두부 18.1%, 설탕 17.1%, 카레 15.1%, 사탕 11.4% 등으로 집계됐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아 내구재 가격 상승률(전년 동월비 5.7%)은 소비자물가 상승률(4.7%)을 넘어섰다. 광물이나 목재, 고무 등의 국제가격이 오름에 따라 금반지(25.2%), 의자(12.7%), 전기면도기(12.6%), 창틀(11.4%), 타이어(8.1%) 등의 값도 뛰었다. 기타 공업제품 중에서도 부엌용 용구(47.2%), 공책(14.8%), 세탁비누(13.4%), 애완동물 사료(12.0%), 화장지(6.8%) 등 원자재 가격에 민감한 품목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개인서비스 요금도 들썩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커지는 동시, 소비자 물가 상승에 따라 동조 인상 심리가 작동한 때문. 특히 오름세가 두드러진 쪽은 외식 부문인데, 구제역 여파로 삼겹살 가격이 지난해 3월보다 12.8% 올랐고 돼지갈비(11.9%), 탕수육(10.5%), 돈가스(6.6%)의 상승률도 높게 나타났다.
개인서비스 요금은 소비자 물가지수 중 매우 높은 가중치(전체 1,000 중에서 343.6)를 차지하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주로 자영업자들이 요금을 결정하기 때문에 정부 통제력이 쉽사리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분야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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