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 도중 보안군의 총격으로 37명이 숨진 시리아에서 9일과 10일에도 대규모 추모 집회 등이 열리며 보안군과 시민간 충돌이 이어졌다.
AFP통신은 이날 보안군이 남서부 다라와 바니아스에서 8일 시위 도중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수만명의 시민들을 향해 발포,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10일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는 또 라카티아와 자블라에서도 10여명을 구금하는 등 전국에서 시민들을 임의로 체포했다는 게 인권단체들의 증언이다.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난달 18일 이후 사망한 사람은 모두 170명에 달한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날 "시리아는 전반적인 개혁의 길로 들어섰다"고 밝혔다고 국영통신 사나(SANA)가 보도했다. 아사드 대통령의 발언은 불가리아 외무장관이 회담을 위해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뒤 나온 것이다.
이처럼 정부가 강경 진압에 나서며 시위는 일단 주춤하는 형국이다. 런던에 있는 채트챔하우스연구소의 라임 알리프 연구원은 "잔인한 진압으로 희생자가 늘며 시위대 사이에 아사드 정권이 약속한 개혁을 일단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사드대통령은 지난달 24일 1963년 이후 계속돼 온 계엄령 폐지 검토를 약속했다 실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무력을 동원한 진압이 시민의 공분을 사면서 시위를 더 격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멘에서도 8일'피의 금요일'이 재연돼 4명이 숨지고, 4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또 9일과 10일 수도 사나와 남부도시 타이즈에서 수천명의 시위대가 33년째 권좌에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가지를 행진했다. 살레 대통령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며 걸프협력회의가 제안한 조기 퇴진 중재안을 거부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