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피카소’ ‘생존 작가 중 가장 작품값이 비싼 작가’로 불리는 제프 쿤스(56)의 대형조각이 서울 도심 백화점에 설치된다. 국내 공공장소에 그의 작품이 설치되는 것은 2009년 삼성 리움미술관에 ‘리본 묶은 매끄러운 달걀’에 이어 두 번째다.
신세계는 금빛 리본으로 묶은 보라색 포장의 하트 모양 초콜릿 모형의 제프 쿤스 조각을 신세계백화점 본관 6층 옥상공원 트리니티가든에 18일 설치할 예정이다. 이 자리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가 있던 자리. 이밖에 헨리 무어의 ‘와상’, 호안 미로의 ‘인물’등 거장의 작품 4점이 설치돼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미국 뉴욕 첼시의 작업실에서 쿤스로부터 이 작품을 직접 구입했으며, 공공장소에 설치해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에게 문화적 만족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매가는 밝히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약 250억~3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저속하고 속물적인 것을 고급문화와 접목시키는 키치예술의 대가 쿤스는 1976년부터 뉴욕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헝가리계 이탈리아 포르노 배우 출신인 치치올리나와의 노골적인 성관계 등을 작품화하는 등 도발적 작품을 발표해 왔다. 이후 ‘강아지’ ‘토끼’ 등의 작품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단독 전시를 열며 전 세계 가장 인기 있는 작가로 꼽히고 있다.
이번에 설치되는 작품은 2008년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옥상에 전시됐던 작품과 크기와 모양은 같고 포장색이 보라색인 것만 다르다. 임근준 미술비평가는 “스테인리스 스틸에 특수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해 고반사도의 거울을 만들어 냈다”며 “이음새조차 볼 수 없는 물신주의와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홀리는 것이 이 작품의 묘미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말 쿤스의 방한이 예정돼 있다.
강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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