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이 지난달 11일 도호쿠(東北) 대지진 발생 직전 이미 원자로의 냉각기능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NHK는 대지진 발생 직후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의 냉각수 수심이 평소 10분의1 수준으로 떨어져 냉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8일 보도했다. NHK는 이와함께 대지진 발생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의 냉각수 수심과 압력 수치 등이 표시된 자료를 입수,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의 경우 지진 발생 7시간 뒤인 지난달 11일 오후 9시30분께 이미 냉각수 높이가 45㎝에 불과했다. 쓰나미가 지나간 뒤에도 2, 3호기의 냉각수가 4m 내외로 유지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턱 없이 낮은 수치다. NHK는 지진 발생 7시간 만에 냉각수가 10%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이미 원전 내부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을 덧붙였다. 이 때문에 2, 3호기의 핵 연료봉이 노출되기까진 하루 반나절에서 사흘 정도 걸렸던 반면 1호기의 경우엔 불과 18시간 만에 노출됐다는 게 NHK의 설명이다.
1호기가 지진 피해 다음날 수소 폭발을 일으킨 뒤 결국 2~4 호기의 폭발과 화재로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세키무라 나오토 도쿄대 교수는 "냉각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있던 제1 원전은 지진 피해로 냉각수가 더 줄어 바로 다음날 수소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도쿄(東京)전력 측은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지진 발생 시점을 전후로 한 원자로의 냉각수 수위와 압력수치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지진이 아닌 다른 이유로 이미 후쿠시마 제1원전에 문제가 발생했던 것을 은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도쿄전력은 "지진 피해 직후의 자세한 수치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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