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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오피스 여풍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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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오피스 여풍당당

입력
2011.04.0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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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대형 오피스빌딩에 여풍(女風)이 거세다.

남성전용구역처럼 여겨졌던 건축ㆍ부동산 분야에 우먼파워가 거세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 하지만 이젠 작은 빌딩도 아니고 '랜드마크'급에 해당하는 초대형 건물에서 여성들이 맹활약 중이다. 실제로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서울) ▦남산 스테이트타워 ▦명동 페럼타워 등 최근 지어지고 있거나 다 지어진 오피스빌딩 3곳은 모두 훌륭한 건물 외관과 기능이 돋보이도록 한 내부 디자인과 공간설계, 입주자 유치ㆍ선정 등이 모두 여성 전문가들의 손끝을 거쳐 랜드마크로 떠오른 곳들이다.

IFC서울의 시행사인 AIG코리아부동산개발 안혜주 전무는 이 프로젝트의 기획단계부터 시작해 지금은 자산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AIG그룹이 2003년 국내 부동산투자법인으로 세운 AIG코리아부동산개발에 '1호' 사원으로 입사, IFC서울의 건설 과정 전부를 함께한 것. 이젠 사무실과 쇼핑몰을 최대한 꽉 채우는 것(입주)이 안 전무의 주된 임무다.

오피스 3개동에 호텔 1개동, 지하 쇼핑몰 등 연면적 50만7,000㎡에 달하는 거대 공간을 채워나가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안 전무는 "사업 초기에는 설계도면 한 장과 조감도 하나만 갖고 사업기획과 마케팅, 투자 유치를 위해 뛰어다닐 정도였다"면서 "그렇게 공을 들인 덕분에 지금은 딜로이트 등 유명 외국금융사와 영풍문고, CGV영화관, 의류전문점 자라 등 우량 입주사들을 꽤 유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의 가치는 어떤 기업(사람)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가치도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며 "회사가 최대한의 빌딩 운영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최적의 입주사(테넌트)를 골라 유치하는 일이 내 역할이고 건축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 사옥으로 건축된 명동 페럼타워는 공간기획 전문가인 고승현 인덱스파트너스 대표의 손을 통해 철강회사 사옥을 넘어 도심의 새로운 빌딩 명소로 재탄생한 경우. 공간기획자란 설계의도와 철학을 최대한 반영해 빌딩 내부 디자인 및 공간 배치를 결정하고 입주기업 유치선정까지 망라하는 전문가다.

고 대표는 "동국제강 건물이란 점을 살려 건물이름으로 페럼(ferrumㆍ철이란 뜻의 라틴어)을 썼다"면서 "내부공간도 건물사옥인 동시에 도심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배치했다"고 말했다. 특히 고 대표가 100년 전통의 한일관이나 100년이 넘은 일본 돈가스 전문점 '앙즈' 등을 입점시키며 식당가를 특화 시킨 점도 내ㆍ외국인들 사이에서 건물을 확실하게 차별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고 대표는 앞서 타워호텔을 리모델링한 반얀트리클럽앤스파호텔 공간기획을 맡아, 국내 최초로 도심형 리조트란 콘셉트를 호텔에 접목시켰다. 주거상품인 더미켈란에도 프리미엄 리조트형 하우스란 개념을 도입, 당시 고가분양에도 불구하고 청약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공간기획 및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 파라스코프 하진영 대표는 6월 완공예정인 '스테이트타워 남산'에 호텔서비스 제공 등 특화된 빌딩 운영 시스템을 도입, 건물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렸다. 하 대표는 "건축주에게는 자산 가치 극대화를, 건물 이용자들에게는 최적의 시간이용이 가능하도록 실내를 배치하고 호텔 및 카드사 제휴 할인 서비스 등을 통해 오피스 차별화를 꾀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입주자 중에 CEO가 있다면 특급호텔을 가지 않아도 되도록 최상층에 VIP클럽을 두고, 자출족(저전거 출퇴근 직원)이 있다면 바로 씻고 업무가 가능하도록 빌딩 내 샤워시설을 설치했다"면서 "공간보다 시간활용에 방점을 두고 디자인한 것이 기획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의 공간기획력은 국내ㆍ외 호텔 작업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의 바와 레스토랑 리모델링이 하 대표의 기획작품이며, 도쿄의 페닌술라호텔, 뉴욕 밀레니엄힐튼 호텔 실내 디자인도 그가 공간기획한 프로젝트들이다. 하 대표는 "대부분의 건축물은 준공과 함께 진화가 멎지만 앞으로의 랜드마크 오피스는 완공 후에도 특화된 건물 운영 시스템에 따라 임대료 및 시세상승 등의 내재가치는 더 불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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