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당면 문제는 빈곤화 성장이며 사회가 실업자를 떠안을 수 있는 분배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총재는 6일 경기도청에서 가진 ‘한국 경제,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포퓰리즘이라고 해도 좋다”고 전제한 뒤 “한국 경제는 재분배 정책을 강화해야 하는 단계까지 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해 박 전 총재는 “20년 동안의 고성장 저물가시대에서 저성장 고물가시대로 바뀌는 변곡점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계는 800조원의 부채를 지고 있지만 기업의 부채비율은 외환위기 때 400%에서 100%로 떨어졌고 대기업은 100%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당면 문제를 “대기업이 경제 성장을 독점하는 산업 양극화 현상, 고용없는 성장이 이어지는 빈곤화 성장 두 가지”라고 지적했다.
물가 안정에 대해서도 박 전 총재는 “정부의 저금리 정책 때문에 땅을 사고 아파트를 사는 것”이라고 했고 기름값 100원(ℓ당) 인하 정책에 대해서도 “비 시장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감속 성장과 경제 노화도 당면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박 전 총재는 대기업의 국내 투자 확대와 대기업의 사회 환원을 통한 재분배를 제시했다. 그는 또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 가계 및 정부 부채 급증에 대해 대책을 세워야 하며, 부동산 보유과세를 높여 부동산 투기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총재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제22대 한국은행 총재로 재직했다.
수원=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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