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의 경쟁이 유ㆍ무선 구분없이 모두 아우르는 융합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격전의 한복판에 있는 대표 서비스가 바로 엔(N)스크린이다. 엔스크린이란 인터넷이나 이동통신을 이용해 노트북, 컴퓨터(PC), 스마트폰, TV, 오디오 등 각종 기기에서 동영상이나 사진, 음악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모든 기기에서 이어서 본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이달 중에 모두 이동통신과 인터넷을 이용한 엔스크린 서비스를 확대한다. 가장 먼저 시작하는 곳은 LG유플러스. 이 업체는 8일부터 '유 슛&플레이'라는 엔스크린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 서비스의 특징은 허브 역할을 하는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 공유기(AP)가 TV, PC, 스마트폰 등을 자동으로 찾아 연결해 동일한 콘텐츠를 이어서 사용할 수 있다. 즉 TV로 영화를 보다가 중단하고 외출하면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기존의 보던 부분부터 이어 볼 수 있다.
실제로 LG유플러스 본사를 방문해 시연을 해보니 사용법이 편리했다. 이 업체의 엔스크린용 AP에 접속된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을 켜니 자동으로 AP에 연결된 노트북과 TV, 스마트폰이 표시됐다. 여기서 노트북을 선택하니 저장된 영화 파일 목록이 나타났다. 보고 싶은 영화를 고르고 나서 잠시 기다린 결과 갤럭시탭 화면에 노트북에 저장된 영화가 재생됐다.
놀라운 것은 이어보기였다. 갤럭시탭 화면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TV를 향해 밀었더니 감상 중이던 영화가 보던 장면부터 TV에서 재생됐다. 이때부터 갤럭시탭은 TV에 재생되는 영화를 조작하는 리모컨으로 변신한다. 다시 갤럭시탭을 TV로 향한 뒤 손가락으로 긁어오니 TV 속 영화가 갤럭시탭에서 이어서 재생됐다.
외출 시에는 '유 숫&플레이'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에서 이어 볼 수 있다. 또 이 앱을 이용해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하면 멀리 떨어진 집에서 PC나 TV 화면으로 실시간 감상할 수 있다.
이 같은 LG유플러스의 엔스크린 서비스는 100Mbps의 빠른 속도로 자료를 전송하는 와이파이 AP'U+ 와이파이100'이 핵심이다. 엔스크린은 이용료는 없지만 'U+ 와이파이100'은 월 1,500~2,500원의 장비 이용료를 받는다.
문제는 콘텐츠다. 아직까지 LG유플러스는 영화, 음악 등의 콘텐츠를 엔스크린 용으로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저작권료 때문이다. 따라서 이용자가 기존에 갖고 있던 콘텐츠를 활용해야 한다.
이에 뒤질세라 SK텔레콤도 9일부터 와이파이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엔스크린 서비스인 호핀을 이동통신으로 확대한다. 또 전용 스마트폰이 필요했으나 이달 말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 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호핀 앱을 따로 내놓을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9일부터 엔스크린에서 자료를 내려받는 속도가 5~8배 빨라지고 화질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KT도 이달 중 인터넷(IP)TV 채널이나 주문형 비디오(VOD)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볼 수 있도록 엔스크린 서비스를 확대한다. 또 이용 기기도 6일부터 안드로이드폰과 태블릿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늘렸다. KT의 엔스크린 서비스는 콘텐츠 장터인 '올레 마켓'에서 필요한 콘텐츠를 구입해 PC나 TV, 스마트폰 등에서 볼 수 있다. KT 관계자는 "엔스크린 서비스를 위해 올레마켓에 약 37만개의 동영상, 음악, 만화 등의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잡아두는 것이 목적
이처럼 통신업체들이 엔스크린 서비스에 적극 뛰어드는 이유는 2가지다. 우선 콘텐츠 사업의 확대다. 현재는 IPTV에 국한한 콘텐츠 서비스를 여러 기기로 확대해 그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창구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진짜 속내는 이용자를 잡아두는 것이다. 이미 휴대폰 보급률이 국민 대비 100%를 넘어선 만큼 신규 가입자를 끌어 모으기 힘들기 때문에 타사 가입자를 빼앗아 와야 한다. 따라서 이통사들은 기존 가입자 방어가 최대 관건이다. 엔스크린은 한 가입자를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IPTV 등 다양한 상품에 묶어둘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엔스크린 서비스가 콘텐츠 사업과 이용자를 잡아두는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려면 편의성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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