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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부인 "1% 이자도 고수익" 지갑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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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부인 "1% 이자도 고수익" 지갑을 열었다

입력
2011.04.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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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외화조달기획팀 새 자금줄 발굴 구슬땀대만 이어 일본서 개인투자자 상대 5억弗 본드 대성공

수출입은행 국제금융부 외화조달기획팀은 바로 이 점을 노리고 지난 1월 말 국내 최초로 '우리다시(賣り出し)본드'를 발행해 대성공을 거뒀다. 우리다시본드란 외국회사가 일본에서 개인투자자들(속칭 와타나베 부인)를 상대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이번 우리다시본드는 4년 만기 고정금리 채권으로 발행금리는 연 1.05%. 총 발행금액은 무려 400억엔(약 5억달러)이다. 금리는 외국기업이 일본 내에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사무라이본드'보다 0.4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 1월말 발행 즉시 전액을 달러로 스와프해 들여왔기 때문에 엔화 가치 변동에 따른 환차손 우려도 없다. 노형종 수은 국제금융부장은 "세계 곳곳에서 더 낮은 금리에 외화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번엔 금리가 너무 싸서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물론 발행이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다. 우리다시본드는 개인투자자가 대상이라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AA등급 이상 초우량기업만 발행할 수 있도록 재무성이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은 2~3개월간 일본 정부에 한국경제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적극 홍보하며 설득한 덕분에 A등급인데도 발행할 수 있었다.

수출입은행이 해외에서 개인투자자 대상 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작년 6월 수출입은행은 대만에서 2억7,000만달러의 포모사본드(외국기관이 대만내에서 발행하는 개인투자자 대상 채권)를 만기 3년6개월에 연 2.65% 금리로 발행했다. 수출입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대만은 개인들이 보유한 외화가 1,20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한 곳이라는 점에 착안했다"면서 "대만 정부를 설득하는데 6개월이나 걸리는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 때 쌓은 노하우가 일본에서 우리다시본드를 발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류 열풍도 도움이 됐다. 이진균 외화조달기획팀장은 "대만에 갔더니 한류 스타 박용하씨의 자살소식이 신문 1면을 장식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고 일본 증권사 부회장을 만났을 때는 첫마디가 인기 그룹 '카라'가 재결합을 할 것 같으냐'는 질문이었다"면서 "개인 대상이므로 성공적 발행을 위해서는 일반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지도와 믿음이 중요한데 한류 덕을 톡톡히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이 싸게 외화를 조달하기 위해 찾아 다닌 곳은 일본과 대만뿐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페루, 인도네시아, 인도, 중국, 필리핀 등 총 13개국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노 부장은 "해외에서 매년 80억~90억달러를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하는데 이를 모두 미국 영국 등 주류 자금시장에서 조달하면 금리가 높아진다"며 "매년 절반 조금 못 미치는 정도를 대안 시장에서 구해 온다"고 밝혔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국가신용도를 적용 받기 때문에 국내 금융기관 중 해외자금 조달금리가 가장 낮다. 또 다른 시중금융기관들의 채권발행 금리에 기준이 되는 '벤치마크금리'역할을 하기 때문에, 0.01%포인트라도 금리를 낮춰야 한다. 은행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싸게 자금을 조달해야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에 조달할 수 있어 책임감이 크다"며 "포모사본드나 우리다시본드처럼 새로운 자금조달원을 계속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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