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 첫 사회공헌 재단 6월 출범
10년째 경기도 안양에서 한의원을 하고 있는 오택영(42)씨는 최근 여느 사람과 다른 기준으로 차 구입을 결정했다. 6,000만~7,000만원 수입차 서너개의 장단점을 비교하던 오씨는 사회공헌 활동이 많은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것이 구매 기준이 된 것. 그는 "한의사로서 지역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보니 환자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며 "사회공헌을 많이 하는 업체는 향후 고객 서비스도 좋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에도 나눔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공헌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중요 요소가 되면서 적극적인 참여 업체와 인색한 업체는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차별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BMW는 최근 수입차 업계 최초로 사회공헌 재단(BMW 코리아 미래 재단)을 설립하기로 하고 세부 사업계획을 준비 중이다. BMW 코리아 미래 재단은 주무관청인 환경부와 협의, 오는 5월까지 재단 설립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6월께 공식 출범한다.
독일 본사의 관심도 높다. 지난 1일 방한한 이안 로버슨 BMW 마케팅 담당 사장은 "인턴십 등을 통해 한국의 기술 인력이 BMW에서 일 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 동안 BMW는 수입차 1위 명성에 걸맞게 꾸준히 사회공헌을 해왔다. 2005년 이후 매년 현금 기부 1억원을 해오고 있는데 적자를 낸 해(2007년)에도 이 원칙을 지키고 있다. 뿐만 아니다. 대림대 등 자동차 관련학과에는 그 동안 차량 30여대를 기증하고 있다. 또 연세대에 유럽경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재단 설립은 이 같은 기존 활동을 나눔과 환경 분야로 확대하고 체계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최고의 브랜드에 걸 맞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본 업체 중에는 도요타가 지속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년 3억~4억원을 불우이웃에게 기부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 중 최고 수준이다. 도요타는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 학교, 노숙인 센터 봉사활동, 렉서스 병원 자선 콘서트 등을 쉼 없이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로 지난해에는 수입차 업체 중에는 최초로 한국언론인포럼이 주최한 2010 한국사회공헌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업체는 올해 교통안전학교 개최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업체도 많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원대에 가깝지만 사회공헌에는 수 천만원도 쓰지 않는 업체도 있다. 현재 국내 수입업체는 16개, 총매출액은 약 5조7,00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업체별로 고용은 많게는 100여명, 적게는 20∼30명 수준이다. 사회공헌 활동도 연간 천만원대에 불과한 업체가 수두룩하다. 업계 관계자는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은 아직 남아 있는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 형성과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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