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진행으로 호평… 긴장감 떨어져 서바이벌 묘미는 없어
2일 밤 첫 방송한 tvN '오페라스타'가 시청률 1.28%(AGB 닐슨미디어리서치)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오페라 대결을 통해 신선한 감동을 준 것이 주효했지만, MBC '나는 가수다' 진행을 둘러싸고 벌어진 공정성 논란의 반사이익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첫 방송에 쏟아진 호평이 계속 시청률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나는 가수다'가 과도한 편집과 공정성을 잃은 진행으로 비판을 받으면서도 극적 요소로 호기심을 자극한 반면, '오페라스타'는 깔끔한 진행으로 논란은 피해갔지만 잔재미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오페라스타'와 '나는 가수다'는 모두 유명 가수들이 출연해 노래 대결을 펼치고 시청자 평가 등을 통해 매회 한 명씩 탈락하는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된다. '나는 가수다'는 가수들이 자신의 영역인 대중 가요로 경쟁을 하기 때문에 가수 서열화 논란이 일고 탈락이란 결과가 가수에 대한 모욕으로 비쳐질 수도 있는 반면, '오페라스타'는 새로운 장르 도전에 방점을 찍었다. 록, 발라드, 트로트 등 각 분야 가수들이 고루 나오지만 전혀 생소한 오페라 아리아로 경쟁을 하다 보니 탈락한 당사자도, 보는 이들도 별로 민망하지 않다. 그러나 출연 가수들의 실력이 팽팽해 누가 탈락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나는 가수다'에 비해 '오페라스타'에서는 탈락한 김은정(쥬얼리)이 현격한 실력 차를 보여 그만큼 긴장감이 떨어졌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오페라스타'는 연습 과정을 지루하게 보여주지 않고 가수들의 공연부터 심사 결과를 담백하게 보여줬다. tvN 이덕재 국장은 "가수의 공연을 100%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나는 가수다'가 예능이 강화된 오디션이라면, '오페라스타'는 리얼리티를 강화한 오디션"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조작설, 스포일러, 심사의 공정성 시비도 없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오페라스타'는 리얼리티 요소를 강조함으로써 그 정보 자체를 그대로 전달하는 즉시성을 잘 살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편집을 통해 경쟁을 부추긴다는 비판 속에서도 극도의 긴장감으로 재미를 줬던 '나는 가수다' 가 보여준 서바이벌의 묘미가 없었다.
무엇보다 예능적 요소를 줄인 게 '오페라스타'의 미덕이자 한계다. 진지한 공연에 무게를 두다 보니 흥미는 반감됐다. 1위를 한 임정희를 비롯해 테이 JK김동욱 신해철 등이 발군의 실력을 보였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여서 음악에 대한 몰입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오페라스타'는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다른 장면을 일절 삽입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의 호평도 무대 그 자체가 주는 감동에 맞춰졌다. 소속사 가수를 응원하러 나온 연예인 관객들을 비춰주면서 억지 감동을 이끌어 내는 등 한계도 있지만, 시청자들이 맛보기로나마 오페라의 묘미를 느껴볼 수 있는 무대였다. 하지만 뜨거운 관심을 끌어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공정한' 프로그램을 넘어 예능으로서 확실한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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