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7 강원지사 보궐선거는 예상대로 '전직 MBC 사장' 간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한나라당은 4일 평창에서 열린 강원지사 보궐선거 한나라당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엄기영 전 MBC 사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엄 후보는 지난 3일 강원도 내 18개 시ㆍ군에서 치러진 국민참여 선거인단 3만4,937명 중 1만1,008명이 참여한 투표와 지난 2,3일 진행된 여론조사를 반영한 결과에서 총 7,893표(57.4%)를 얻었다.
그는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4ㆍ27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위기에 빠진 도정을 정돈하고 150만 도민의 힘을 결집하겠다"며 "우리의 의지와 단결, 중앙정부의 전폭적 지원 그리고 더 큰 강원도 비전 등 3박자를 엮어낼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민주당은 최문순 전 MBC 사장을 강원지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번 강원지사 보궐선거는 엄 후보와 최 후보간의 인물 대결 외에도 '박근혜와 이광재 변수', 강원도내 소지역주의가 맞물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MBC 사장을 지낸데다 춘천고 선후배 사이다. 이 때문에 춘천의 판세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엄 후보가 10년 넘게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한 경험이 있어 인지도는 최 후보를 앞선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반면 영서 지역 대표도시 자리를 두고 춘천과 경쟁 관계인 원주에서는 '원주고 출신'인 이광재 전 지사에 대한 동정론이 높아 최 후보가 앞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 카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15일 춘천에서 열린 '한나라당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특위 발대식'과 29일 강릉과 평창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결정 D_99' 행사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사실상 간접 지원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박 전 대표가 선거 지원에 적극 나설 경우엔 그 영향력은 영서를 넘어 영동지역까지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은 긴장하고 있다.
강원도는 당초 친여당 성향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됐지만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선정 과정에서 원주가 탈락한데다 최근 구제역 파동까지 겪었기 때문에 민심의 변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삼척 지역 원자력발전소 문제도 이번 보선에서 핵심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원전 건설에 대해 엄 후보는 "확실한 안전판이 만들어진다면 추진할 수 있다"는 견해를 갖고 있으나 최 후보는 "개인적 철학은 반대"라고 말하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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