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30km 떨어진 심해에서까지 방사성물질이 검출되면서 오염물질 한국 바다로까지 흘러들어 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닷물에 유입된 방사성물질이 이동하려면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확산되거나 해류의 흐름을 타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이동 면적이나 속도 면에서 해류를 타는 쪽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재학 한국해양연구원 기후연안재해연구부장은 “후쿠시마 제1원전 부근 바다의 방사성물질은 현재 연안에 머물러 있으면서 조석에 따라 밀려왔다 밀려 나가는 이동을 반복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물질이 해류를 만나려면 후쿠시마 남쪽으로 100km 가까이 내려와야 한다. 여기서 대만에서 일본 쪽으로 흘러온 쿠로시오해류를 타 태평양 쪽으로 나가게 된다. 태평양을 한 바퀴 돈 쿠로시오해류는 필리핀에 도달해 북쪽과 남쪽으로 가지를 친다. 이후 북쪽 가지는 대만 동쪽과 일본 큐슈(九州) 남쪽을 거쳐 동중국해로 올라온다. 이 중 일부가 남해나 동해로 들어온다. 이 부장은 “쿠로시오해류가 태평양을 돌아 남해나 동해로 들어오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며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물질이 섞이더라도 순환하는 동안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농도가 희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그동안 해양생태계에 방사성물질이 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식물플랑크톤 동물플랑크톤 해조류 어류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을 거치는 동안 방사성물질은 생물 몸안에 점점 농축된다. 생활사가 짧은 생물일수록 빨리 쌓고, 먹이사슬 상위로 갈수록 많이 농축된다. 그러나 한 해양생물 전문가는 “현재로선 바다에 퍼진 방사성물질이 너무 적기 때문에 짧은 기간 안에 인체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농축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소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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