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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은기자의 까칠한 시선] 배우의 선택, 좋은 예와 나쁜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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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은기자의 까칠한 시선] 배우의 선택, 좋은 예와 나쁜 예

입력
2011.04.04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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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력반' 하차 선우선 '마이더스' 살린 윤제문

"우정출연이었다니 기가 막힌다." KBS 2TV 월화드라마 '강력반'에서 중도하차한 선우선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선우선이 연기한 홍일점 형사 진미숙은 지난달 28일 방송된 7회에서 불길에 휩싸인 창고에서 정신을 잃은 학생을 구하다 탈출에 실패해 죽었다. 이미 선우선이 배역 비중에 불만을 표시하고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터라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게시판에는 '갑자기 진 형사를 왜 죽이느냐', '설득력도 없고 전개가 너무 안이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비난의 화살이 선우선 쪽으로 겨눠지자, 선우선 소속사는 "처음부터 우정출연으로 3,4회 정도까지만 나올 예정이었다. 비중 문제는 절대 아니다"며 물타기에 나섰지만 곧이곧대로 듣는 이는 별로 없다. 16부작의 절반이나 찍어놓고 우정출연 운운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드라마 관계자는 "우정출연에 포스터까지 찍는 경우가 어디 있냐"며 "드라마가 방송 중이라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제작진 모두 황당해 했다"고 전했다. 방송가에서는 '3회 방송 나가고부터 하차하겠다고 선언했다', '대배우인양 현장에서 콧대가 하늘을 찔러 뭘 믿고 저러냐는 뒷말이 나올 정도였다'는 얘기까지 떠돈다.

선우선이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불참한 것도 비중에 대한 불만 탓이었다고 알려지는 등 갈등설은 초반부터 흘러나왔다. 배우가 배역에 욕심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비중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드라마 흐름을 뚝 끊으면서 박차고 나오는 배우는 별로 없다. 선우선이 맡은 진미숙은 극의 흐름 상 꼭 필요한 인물이었다. 비중이 작아도 액션 도전 등 새로운 면모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었다. 배역을 충실히 소화하며 묵묵히 제 몫을 다했다면 시청자들의 인정도 받고 자신의 연기 이력에도 보탬이 됐을 터. 어떤 드라마나 캐스팅 과정에서 잡음은 있다. 그러나 '강력반'은 당초 포스터 촬영까지 마친 김승우가 출연을 번복해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선우선까지 하차해 구설이 이어지고 있다.

선우선과 반대되는 예가 윤제문이다. '강력반'과 같은 요일 방송하는 SBS '마이더스'에서 윤제문은 동생 유인혜(김희애)와 후계 경쟁을 벌이는 인진그룹 차남 유성준 역으로 출연한다. 굳이 따지자면 조연급이지만 윤제문은 욕망에 불타고 잔인한 성준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주연을 능가하는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분노를 폭발시키다가 싸늘하게 돌변하는 연기는 압권. '버럭 성준'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드라마 게시판에는 "윤제문 때문에 본다"는 글들이 수두룩하다. 그의 출연 분량을 늘려달라는 제안도 많다. 반응이 뜨겁기로는 주인공인 김희애, 장혁을 앞선다. '마이더스'의 김영섭 CP도 윤제문에 대해 "존재감을 확실히 부각하면서 동시에 극의 외연을 확대해 드라마를 살렸다"며 "제작진 입장에서 너무 반갑고 고마운 배우"라고 추켜세웠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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