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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식량난 국내외서 '엇갈린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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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식량난 국내외서 '엇갈린 예측'

입력
2011.04.0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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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대외적으로 심각한 식량난을 호소하며 전방위적인 식량 지원 요청에 나서면서 북한의 정확한 식량 사정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북한 식량 사정을 놓고 국제기구와 우리 정부가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식량 사정 조사차 북한을 방문했던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등이 북한의 식량난을 강조하면서 인도적 지원을 촉구하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북한 식량이 원래 부족하긴 했지만 예년보다 특별히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단 북한의 최근 식량 지원 요청에는 다급함이 느껴진다. 대북지원 사업을 하는 국내의 한 단체 관계자는 3일 "최근 접촉한 북측 관계자가 식량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많은 주민이 아사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며 "늘 북측과 식량 문제를 얘기하지만 이번에는 다급함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북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도 최근 영국을 방문해 고위관리들을 만난 자리에서 "60년 만에 북한을 강타한 최악의 한파와 지난해 수확량 부족으로 앞으로 두 달이 고비"라며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장을 영국으로 초청한 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은 2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전하면서 "북한 주민 600만명이 당장 위기에 처해 있다고 WFP가 밝힌 만큼 식량이 무기로 사용돼서는 안 되고 시급히 불을 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의 지난해 자체 곡물 생산량이 최소 소요량인 500여만톤에 100여만톤 부족한 400만톤 규모로 최근 몇 년과 비교했을 때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생산량 자체는 최근 몇 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의 식량 사정이 실제로 심각하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제안한 대화의 전제 조건에 어떤 방식으로든 진정성을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도 북한의 식량 수요에 대한 엇갈린 예측이 나오고 있다"며 "현재까지 대규모 식량 지원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오히려 북한의 다급해진 식량 지원 요청이 2012년 강성대국 진입 등을 대비한 '비축용'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북소식통은 "올해 초까지도 자력 증산을 외쳤던 북한이 전방위적인 지원 요청에 나서고 있는 것은 2012년 강성대국 진입 등을 앞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WFP 등이 본격적으로 대북 식량 지원에 나설 경우 우리 정부도 북한의 식량 사정을 계속 관망할 수만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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