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두 달 전 코스피가 1,800까지 급락한다던 분위기가 급반전하여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불안감에 주식비중을 조금씩 낮춰가던 투자자들은 의외로 주식시장이 강해지자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필자는 최악의 악재가 터졌던 2~3월에 주식시장이 연중 저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4월을 포함한 2분기 증시가 예상보다 강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시 말해 현재의 상승세에서 이탈하면 적어도 상반기 또는 연간으로 수익률을 높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가장 좋은 소식은 현재 시장에 노출된 악재들이 대부분 3, 4월을 지나면서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시장에 노출된 악재는 ▦일본 신용등급 하향 ▦중국 긴축정책 ▦남유럽 채권만기 ▦국내 저축은행 부실 ▦중동 발 지정학적 위험 등 얼핏 봐도 상당수다. 악재가 순차적으로 발생하기보다 오히려 한꺼번에 터지고 있다는 것은 주가가 이를 단기간에 반영한 다음 내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대목이다.
물론 중동 발 위험이나 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유증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악재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남유럽 사태 당시에도 처음에는 주식시장이 호들갑을 떨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악재에 대한 민감도는 크게 떨어졌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두 번째는 4월 이후 한국경제는 수출 성수기에 진입한다는 점이다. 특히 4월은 선행지수 상승과 기업실적의 턴어라운드가 맞물리는 구간이다. 2000년 이후 경기선행지수와 기업이익이 동시에 상승한 국면에서 주가는 다섯 번 모두 올랐고 상승 폭도 평균 35.4% 기록했다.
반면 시장이 우려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줄어들 것이다. 물론 투자자들은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유가를 고민하지만, 인플레이션의 또 다른 압력으로 작용해 온 농산물 가격과 임금상승률은 4월 이후 완화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1분기 중 연간 저점은 확실하게 다진 것으로 판단되며, 2분기는 단기 조정보다는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후 주식시장을 잘 살펴보면 10%가 넘는 가격조정은 사실상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는 악재에 대한 내성과 시장의 체력이 그만큼 강해졌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4월 이후 단순하게 사상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에, 또는 단기 급등했다는 이유로 주식비중을 줄이기보다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시장이 보여준 내성과 4월 이후 예상되는 경기 및 기업이익 개선 추세에 주목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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