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분당을과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각각 출마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나홀로 선거' 전략을 택해 눈길을 끈다. 야당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임에도 중앙당 차원의 대규모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강 전 대표는 이번 선거를 철저히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 구도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선거 캠프 관계자는 5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출마하면서 '정권심판론'으로 분당을 선거를 몰고 가려 하기 때문에 이 전략에 말려들지 않아야 한다"며 "중앙당 차원에서 대규모로 지원유세를 하고 그러면 민주당이 원하는 구도를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강 전 대표 본인도 "당 차원의 공식적 지원은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야당의 정권심판론 구도를 피하는 대신 지역을 위해 일할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강 전 대표가 '15년 분당에서 산 토박이론'을 강조하는 것도 모두 이런 차원이다.
김 전 지사의 '나홀로 선거' 전략은 더 확고하다. 김 전 지사 측근은 이날 "지역 분위기상 당 차원에서 대규모 지원 유세를 하는 이런 식의 선거운동은 맞지 않다"며 "이번 선거는 철저히 인물과 지역발전론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으로 야권 강세 지역인 김해을 지역의 특성도 작용했다. 지역 정서가 한나라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김태호'라는 상표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뜻이다.
때문에 김 전 지사는 중앙당 차원의 지원을 완곡하게 거절하고 김해을 지역 곳곳을 저인망식으로 훑고 있다. 90도로 허리를 숙이는 인사도 한다. 지역 유권자를 일일이 발품으로 파고드는 그의 선거 전략이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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