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성 물질 확산의 공포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NHK 등 일본언론은 후생노동성이 원전사고 발생 직후인 지난 달 15일 후쿠시마현 덴에이(天榮) 마을에서 사육된 쇠고기를 조사한 결과, 1㎏당 510베크렐(Bq)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1일 보도했다. 후생노동성은 이는 식품위생법상 잠정 규제치(500Bq)를 넘는 수치이지만,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사태 발생 이후 육류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후생노동성은 방사능 쇠고기 파동이 육류 소비에 미칠 영향을 의식, "이 쇠고기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채로 전량 보관돼 있었고 타 지역에서 유사한 사례가 발견되지 않은 만큼, 재조사를 통해 정확한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바라키(茨城), 도치기(栃木), 지바(千葉)현에서 채취된 야채에서도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이중 이바라키현 히타치(日立)시에서 채취한 시금치에서는 요오드가 잠정기준치의 4배를 웃도는 8,300Bq이 검출됐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채소에는 이미 출하중단조치가 내려진 상태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방사성 수치가 떨어지지 않아 소비자의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31일 후쿠시마 원전주변에서 발견된 1,000구에 달하는 시신 처리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은 지진과 쓰나미에 희생된 뒤 수습되지 못하고 있다가 방사능에 피폭된 것으로 보인다. 시신 수습작업도중 작업인력이 2차 피폭을 당할 수도 있고 시신을 화장할 경우에도 또 다른 방사능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후생노동성은 1일 "발견된 시신에서 검출되는 방사성 물질은 피부와 의복에 붙어있어 의복을 밀봉, 처분하고 피부를 닦으면 화장해도 상관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31일(현지시간) 후쿠시마 제1원전 북서쪽 이다테무라(飯館村)의 토양에서 1,000만Bq에 해당하는 방사성 요오드 13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발표한 100만Bq보다 10배나 높은 수치다. 이 지역은 IAEA가 정한 피난기준 2배에 해당하는 세슘이 검출되는 등 이미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버금가는 오염이 진행중이다. 그런데 대피지시가 내려진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 이내에 현재 29명의 주민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돼, 정부가 철수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쿄(東京)전력은 이날 원전 1,3호기의 폭발로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에 퍼져있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미세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이날 합성수지를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4,5,6호기 주변에 뿌리는 작업을 실시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