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원전을 멈춰라-체르노빌이 예언한 후쿠시마/히로세 다카시 지음
"후쿠시마원전에 쓰나미가 일어나 해수가 멀리 빠져나가면 원자로가 모두 멜트다운될지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일본 사람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말기적인 사태로 몰아넣는 엄청난 재해가 일어날 것입니다."
일본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자 반핵운동가 히로세 다카시씨가 1989년 펴낸 책 <위험한 이야기> 의 한 구절이다. 최근 일본의 원전 사고를 예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이 지난달 28일 <원전을 멈춰라 _체르노빌이 예언한 후쿠시마> 란 제목으로 다시 나왔다. 원전을> 위험한>
그는 체르노빌 사고를 중심으로 원전 사고의 발생부터 사고의 영향과 이후의 복구 과정까지를 광범위한 자료조사와 분석을 통해 밝혔다. 이 분석을 토대로 원전은 결코 안전할 수 없으며,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과 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원자력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라는 주장의 허구성을 밝히고, 인간과 자연을 파괴하는 죽음의 얼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표면에서는 원자력을 통제하는 중립기관을 가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원자력 이권으로 돈을 버는 각 기업의 대리인이 참가하는 집단이라는 주장도 했다. 김원식 옮김. 이음ㆍ288쪽ㆍ1만2,000원
김청환기자 chk@hk.co.kr
■ 거부들은 어떻게 사회의 몫을 가로챘나
독식비판/가 알페로비츠, 루 데일리 지음
"내가 번 것 중 아주 많은 부분은 사회에서 나온 것"이라는 워런 버핏의 말은 능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미국 사회를 찬양한 발언이었지만 버핏의 재산이 그만의 것은 아니라고 해석돼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버핏 자신의 능력을 부인할 수 없지만 부의 원천이 결국은 지식으로 수렴되는 현대 사회에서 그가 얻은 부 역시 그동안 사회가 쌓아 온 지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버핏을 비롯한 거부들은 노력한 대가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가져갔다.
이 책은 '공짜 점심'이라 불리는 불로(不勞)의 선물을 독식한 특권층과 힘든 육체노동에도 불구하고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빈민층을 양산하는 현대 경제의 극단적 불평등을 분석하고 경제 정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진보적 정치경제학자이자 공공정책 연구가인 저자들은 새 분배 시스템을 위한 지식 상속 이론, 고전학설 자유지상주의에서부터 진보적 사상, 사회경제와 정치사상의 학설들을 광범위하게 아우르면서 '정당한 분배란 무엇인가'를 설파한다. 원용찬 옮김. 민음사ㆍ256쪽ㆍ1만8,000원
채지은기자 cje@hk.co.kr
■ 인류 극지탐험의 역사, 우에무라 나오미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우에무라 나오미 지음
100년쯤 되는 인류 극지탐험 역사에서 가장 멋진 인물을 꼽아 보라고 하면 열에 서넛쯤은 그를 꼽는다. 29세 때의 몽블랑을 단독 등정한 것을 시작으로 킬리만자로 아콩카과 에베레스트 매킨리에 잇달아 홀로 올랐고 아마존 6,000㎞ 뗏목탐험, 개썰매로 북극점 단독 정복 등 기록을 세운 우에무라 나오미(1941~84). 그는 물질과 명성 너머에서 가난하고 고독하게 오직 열정과 동행하며 극한의 세계를 누볐다. 매킨리 하산 도중 전설처럼 사라져 버린 그의 삶에서 전후(戰後) 일본 젊은이의 영혼이나 쓰나미 같은 20세기 물질문명에 저항했던 한 인간의 처절한 내면을 읽어 내는 이들도 있다.
이 책은 썰매개 안나와 함께 했던 그의 북극 탐험기. 절판됐던 게 10여년 만에 복간됐다. 읽는 동안 열 번 정도는 뭉클해지고, 두 번쯤 울 수도 있다. 김윤희 옮김. 한빛비즈ㆍ327쪽ㆍ1만4,000원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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