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한 대화들/오늘의문예비평 엮음/산지니 발행·264쪽·1만5,000원
몰락과 파국, 종언의 담론들이 왕왕거리는 와중에서도 젊은 작가들은 묵묵히 쓰고 또 쓴다. 무슨 생각으로, 무엇을 위해 이 글쓰기의 노동을 지속하는 것일까.
<불가능한 대화들> 은 그 의문에 대한 답변의 모음집이다. 왕성한 창작 활동을 벌이고 있는 12명의 젊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과 이 시대 문학의 의미에 대해 솔직하고 진중하게 털어놓는다. 등장 작가는 염승숙 김숨 김이설 김재영 정한아 김사과 김언 안현미 최금진 김이듬 박진성 이영광씨. 작가마다 스스로 쓴 창작 노트와 비평가와의 대담 2꼭지로 구성돼 작가의 내면과 함께 그들에 대한 비평적 시선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불가능한>
"세상을 바꾸는 것은 소설보단 화가 난 시위대"라고 생각하면서도 소설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불가능의 꿈을 꾸는 소설가 김사과씨, 비장하게 싸우고 싶어도 싸울 상대가 숨어 버렸다는 시인 박진성씨, 매번 패배할 줄 알면서도 기다리겠다는 시인 안현미씨 등 젊은 작가들의 고민들이 날것 그대로 드러난다. 이들에게 영향을 미친 작품들도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유령 같은 존재들의 소외와 불안을 밀도 있게 그려 내 온 김숨씨는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을 꼽는다. 난장이가> 고도를>
작가들과 대담을 나누고 책을 묶은 비평가들은 비평전문 계간지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들이다. 부산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오늘의문예비평은 1991년 창간돼 올해로 창간 20주년을 맞았는데 책은 이를 기념하는 의미도 담겼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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